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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철학

사물의 철학

(질문으로 시작하여 사유로 깊어지는 인문학 이야기)

함돈균 (지은이)
난다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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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철학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사물의 철학 (질문으로 시작하여 사유로 깊어지는 인문학 이야기)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1859508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3-04-07

책 소개

문학평론가로 시작하여 작가, 러닝디자이너로 그 역할을 끊임없이 옮기고 확장시켜가는 함돈균의 『사물의 철학』이 전면 개정판, 새로운 옷을 입었다. 꼭 닮은 형제 격의 ‘시간’ 인문 에세이 『순간의 철학』의 앞에 놓여질 책. 이제 어깨동무한 두 책의 매무새가 비로소 나란해졌다.

목차

Prologue 사물에 대하여

Chapter 1 지금은 새로운 생각을 시작하기 좋은 시간
가로등 / 거울 / 검은 리본 / 경첩 / 계산기 / 고가도로 / 골대 / 과도 / 구둣주걱 / 내비게이션 / 냉장고 / 넥타이 / 달력 / 담배 / 대야 / 도로 표지판 / 도마 / 레고 / 리어카 / 립스틱

Chapter 2 평범한 물건은 어떻게 철학을 선물하는가
마스크 / 마이크 / 말하는 로봇 / 망원렌즈 / 맨홀 / 면도기 / 명함 / 문 / 물티슈 / 반지 / 배달통 / 백팩 / 버스 / 벨 / 벽 / 보자기 / 복권 / 부채 / 블랙박스

Chapter 3 당신이 상상하는 것처럼 사물은 놀랍다
생수 / 선글라스 / 셀카봉 / 손수건 / 쇼핑 카트 / 스냅백 / 스마트폰 케이스 / 스카프 / 스케이트 / 스탠드 / 스펀지 / 시스루 / 신호등 / 야구공 / 양말 / 양산 / 연등 / 연필 / 우산 / 원탁 / 의자 / 이어폰 / 인터넷

Chapter 4 사事+물物 : 마음의 사건, 너머의 쓸모
자 / 자동문 / 자동차 전조등 / 자명종 / 자전거 / 장갑 / 장화 / 젓가락 / 주사위 / 지퍼 / 축구공 / 칠판 / 카드 / 카메라 / 크로노그래프 시계 / 크리스마스트리 / 타이어 / 테이크아웃 커피잔 / 텐트 / 트렌치코트 / 팝콘 / 포스트잇 / 포클레인 / 후추통

Epilogue 작은 것들에 관한 글쓰기─개정판에 부쳐

저자소개

함돈균 (지은이)    정보 더보기
30대에는 문학평론가와 학자로서 살았으나, 40대 이후에는 사회제도와 문화적 현실에서 실현할 사회적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인문적으로 실천하는 액티비스트를 병행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를 지냈고, 고려대, 이화여대,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울예대, 서울과기대 등 많은 대학에서 강의했다. 문체부, 교육청, 서울문화재단, 한국전통문화대학, 서울자유시민대학, 삼성전자, 리움미술관 등 여러 기관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자문하고 강의해왔다. 문체부 및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온라인플랫폼 ‘인문360도’ 사이트 설계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시민인문교육에 대한 비전으로 실천적 인문공동체 시민행성을 만들고 대표로 활동했다. 미래학교 미지행을 동료들과 기획했으며 설립을 위한 공동대표를 맡았다. 대안디자인대학 PaTI에서 가르치며 인문연구소장직을 수행했다. 플라톤아카데미 펀딩으로 추진되는 전환적 연구교육센터 디자인에 참여했다. 경희사이버대학에서 미래대학 프로젝트에 책임에디터를 맡아 대학 전환 메뉴얼을 설계하고 특임교수로 재직했다. 현대자동차의 해리티지북 프로젝트에 초대편집장을 지냈다. 인천광역시교육청 미래학교 프로젝트에 연구 및 자문 등으로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복간 『사상계』 편집위원으로 있다. 현재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중이다. 비평집 『얼굴 없는 노래』 『예외들』 『사랑은 잠들지 못한다』, 문학연구서 『시는 아무것도 모른다』, 교양서 『순간의 철학』 『사물의 철학』, 교육사회혁신 대담집 『교육의 미래 티칭이 아니라 코칭이다』 『교육의 미래 컬처엔지니어링』, 미래교육 에세이 『초연결 학교』 등을 펴냈다. 김달진문학상 젊은평론가상을 수상했다. 인문시사 유튜브 채널 〈함돈균의 뉴스쿨〉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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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식에서 교황이 아니라 ‘예수의 제자’가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자가 되기 위해 그는 가장 ‘낮은 자리’로 임하여 그 자리를 섬기는 자가 되겠다고 했다. 예수의 세족식을 새삼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것도 이 순간이다. 그는 왜 제자들의 발을 닦아주었을까. 발이 신체에서 가장 낮은 자리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대 교황 중 세족식의 의미를 가장 정확하게 이해한 이라고 말할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둠이 가득한 지상에 신이 잠시 모습을 드러낸다면 어떤 방식일까.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에서 가로등을 본다. 언뜻 거기에서 신의 실루엣을 본 듯도 하다.
_ 「가로등」


반지의 계약적 성격이 손가락을 두르고 있는 구속성에서 나온다고도 하지만 이건 계약의 의미에 대한 오해가 아닐까. 구속의 강제성으로는 진정한 약속의 힘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두 존재가 진심으로 만나는 일이다. 그것은 강제도 구속도 어설픈 타협도 아니며, 서로의 가능성을 긍정하는 데서 나오는 힘이다. 반지의 고리 형상은 두 존재의 완강한 자기주장보다는 공동의 비어 있음을 전제로 한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게 아닐까.
그래서 반지는 누구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건 커플링이다. 이미 고리 형상이 두 존재의 만남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손가락을 넣지 않아도 이미 뜨겁다. 둥근 입처럼 생긴 원환은 비어 있는 공간을 통해 뜨거운 침묵으로 상호긍정의 만남을 말한다. 반드시 연인이 아니어도 반지는 만남과 약속의 의미를 그 형상 자체로 전달한다. 주장들이 첨예하게 부딪히며 서로를 상처내는 사회적 갈등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어떻게 상호 긍정에 도달할 수 있을까.
_ 「반지」


이 불빛의 특징은 이것이 어둠을 ‘제거’하는 빛이 아니라는 사실에 있다. 사정을 말하자면 거꾸로다. 스탠드의 불빛은 어둠에게 본래 형상을 돌려준다. 스탠드를 켜는 순간 주변은 더 어두워진다. 하지만 이것은 암흑이 아니다. 평균치로 방안에 퍼져 있던, 그래서 보이지 않던 어둠이 스탠드 주위로 모여 또렷하게 제 모습을 ‘드러낸다’. 어둠은 지워지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는 어둠이 여기 존재했다는 사실을 비로소 인식한다.
어둠은 부드럽고 은밀하며 깊게 체험된다. 어둠은 지각될 뿐만 아니라 우리를 휩싸면서 우리 몸을 만진다. 이 체험은 우주의 어둠이 일소해야 할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그것은 선도 악도 아니며, 다만 그저 있을 뿐이다. 현자들의 표현에 따르면 있는 그대로를 그렇다고 함(因是)이다.
스탠드에서 나오는 최소한의 적절한 빛은 밝음과 어둠, 만상에 대한 인간들의 선입견과 이분법을 은은하게 드러내고 가로지른다.
_ 「스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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