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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시론
· ISBN : 9791191897333
· 쪽수 : 587쪽
· 출판일 : 2022-10-01
책 소개
목차
005 책머리에
프롤로그
017 시와 진리-사건들—미래파와 정치시
제1부 진리-사건들
047 우리 시대 시의 예술적 짜임과 미학적 고원들—이원, 장석원, 이영광, 진은영의 시
072 들뢰즈와 한국시의 진리-사건들—이장욱, 신해욱, 장석원, 노춘기, 이현승의 시
128 여성-하기, 사랑과 죽음 사이에서—김혜순의 시집과 다른 보편주의를 위하여
165 치명적 애착의 리듬, 정치시의 야릇한 시작—나희덕과 진은영의 시집
182 리얼리즘의 승리, 한국 노동시의 진화—일과 시 동인 시집 [못난 시인]
194 디아스포라, 다른 보편주의를 위하여—하종오와 한명희의 시
216 우리 시대 시의 예술적 짜임과 미학적 고원들 Ⅱ—이우성과 황인찬의 시
제2부 실재의 현시
247 실재를 현시하려는 시적 언어의 모험들—신동옥, 박장호, 김근, 김경주, 조연호의 시집
273 실재의 흔적, 낯선 시간의 주름들—김혜순, 최정례, 조동범, 이승원, 김안의 시집
296 시, 진리들의 윤리학—황성희, 김원경, 이영광의 시
310 감각적 실존의 사회사, 소극적 수용의 윤리학—김정환과 박철의 시집
321 필경사의 에티카, 감응의 전위투사—이원의 시
334 샤먼의 고고학, 사랑의 천수관세음—김윤이 시집 [다시없을 말]
357 운명애의 얼굴들, 낯선 시간의 전경화—안주철과 정영효의 시집
제3부 콜라주와 자유간접화법
371 비-인칭의 세계, 잠재적 사건들의 콜라주—이근화의 시
396 아비-찾기와 아비-되기, 그 파열과 곤욕의 리듬—장석원의 시
423 기억의 습작, 또는 창조적 아이러니를 위하여—채상우의 시집
435 미학들, 세계로 열린 창문들—김민정과 이근화의 시집
446 음악적 순수추상, 자유간접화법의 모자이크—신동옥과 김상혁의 시집
458 예술적 가상의 황홀경, 도상학적 운명론의 현시—신동옥의 시집
제4부 다른 보편주의를 위하여
469 여성적인 것의 숨결과 살갗—신영배의 시집
493 다중 초점의 풍경들—이세화의 시집
514 아뇩다라 삼먁 삼보리(阿耨多羅 三藐 三菩提)를 찾는 고행의 길 위에서—장석원 시집 [유루 무루]를 중심으로
530 두두물물 화화초초(頭頭物物 花花草草)와 더불어 사는 일—홍신선 시집 [가을 근방 가재골]
550 더불어 사랑하며 시를 짓는 일의 아름다움—김추인 시집 [해일]
561 고고학적 실증성과 문학적 상상력의 감각적 조화—최동호의 [정지용 시와 비평의 고고학]
에필로그
577 리얼리즘 재구성을 위한 한 비평가의 고백록
저자소개
책속에서
바디우의 이러한 문제 설정에 기대어 최근 한국시의 진리-사건으로 간주할 수 있을 ‘미래파’와 ‘정치시’를 검토해 본다면, 이들 내부에 주름진 시와 철학의 다양한 문제들을 새롭게 포착할 수 있는 혜안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특히, “시, 수학, 사랑, 정치”라는 “네 가지 유적 조건들”을 통해서만 “공백으로서의 진리”가 나타나며, 철학은 “진리를 생산할 수 없”을뿐더러, 단지 이들의 관계를 “연산하는 것”일 뿐이라고 전제하는 그의 특유한 “진리 사유”에 비추어 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이를 통해, ‘미래파’와 ‘정치시’라는 이름으로 명명된 한국시의 여러 문제를 현장 비평의 근시안적인 테두리를 넘어 좀 더 넓고 깊은 차원에서 조망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될 것으로 추론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 시와 철학이 맺어 온 공존과 경쟁의 지력선들, 그것이 꼴 짓는 지성사의 주요 매듭들을 참조하여 ‘미래파’와 ‘정치시’에 관한 다양한 문제들을 되짚어 볼 수 있을뿐더러, 그것이 차지하는 위상과 의의를 고고학적 차원에서 적확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시와 진리-사건들—미래파와 정치시」)
예술에서 진리를 생산하는 것은 특정한 하나의 작품이나 작가가 아니다. 오히려 하나의 사건이 불러일으키는 단절이자 이로부터 시작되는 예술적 짜임(an artistic configuration)이다. 예술적 짜임은 “전적으로 해당 예술 내부에서 그 기간이 그 예술의 하나의 진리, 하나의 예술 진리를 만들어 낸다고 말할 수 있는 단위”라는 말로 서술된다는 맥락을 살피면, 바디우는 특정 시기를 가로지르는 예술작품들의 상호 공명과 침투, 나아가 그것들이 함께 형성하는 어떤 미학적 배치와 성좌에 주목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예술이 산출하는 진리란 그 내재성의 차원에서 형성되는 명명 불가능한 어떤 사건, 곧 새롭게 나타난 특이성과 그 관계의 그물을 가리킨다고 하겠다. 이러한 바디우의 관점을 따른다면, 2000년대 한국시에서 나타났던 주요 현상들 가운데서 ‘미래파’와 ‘정치시’라는 말로 명명되었던 그 새로운 흐름과 배치들에 대해 사건의 지위를 부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 시대 시의 예술적 짜임과 미학적 고원들—이원, 장석원, 이영광, 진은영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