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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914627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4-08-08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05
제1부
상처가 길이 된다·13
강가에 서 보라·14
수분송·16
달집태우기·18
소쩍새·20
홍수·22
죽도·24
길은 살아 있다·26
그늘에서·27
일하는 여자들·28
흘러라 금강아·30
용담호에 쓰는 편지·32
어둑서니·34
길 위에 서 보자·36
두 갈래 길·38
제2부
맑은 날·41
만남·42
적벽강·43
동냥밥 한 그릇·44
비꽃이 피는 날·46
낚시하는 노인·48
오른발·49
심천에서·50
금강의 하루·52
섬·54
보리 한 알·55
비 온 다음 날·56
빗살무늬 토기·57
밤나비·58
청마리 솟대·60
제3부
사랑·63
집 짓는 노인·64
그리움으로·66
대청호·68
물 부는 시간·70
네모난 바퀴·72
풍경·73
정암리 사람들·74
강이 눕는다·76
붉은 강·78
열 번째 밤·80
금강 하구에서·82
어머니의 강·84
홍수가 내는 새 길·86
세종보·88
제4부
군무(群舞)·91
불을 끄다·92
강변 갈대의 노래·94
겨울꽃·96
무주 골짜기·97
대보름 밤·98
금강 상류에서·100
우기(雨期)·102
탁류·104
용담댐에서·106
이런, 이런, 이런·108
칠월의 목련·110
가난한 날·111
백로가 찾는 길·112
악동(惡童)·114
시인의 산문·115
저자소개
책속에서
강가에 서 보라
세상이 나를 억압하고 재촉할 때
세상이 내 등을 밀어 흔들릴 때
세상에서 한 발짝 물러나 강으로 가자
푸른 등 비늘 꿈틀대는 강으로 가자
우리에게는 강이 있어
강이라는 소망이 있어
고단한 삶의 비린내부터
술 취해 흔들리는 오줌발까지
삶의 한줄기는 언제나 강물에 담그고
풀어 보내는 것 아니냐
강은 핏줄이고
심장이고
정신이 아니더냐
강가에 서 보라
수천 년 이어온 흐름을, 날실을 끌고
제 길을 가고 있는 강이
우리 안에 들어와 붉은 핏줄로 흐르고
우리는 다시 돌아가 강을 품은 몸
저 강을 품은 정신으로 세상에 서는 것이 아니더냐
―「강가에 서 봐라」 전문
금강(錦江)의 금(錦)은 비단이란 뜻입니다. 금강을 비단강이라고 합니다. 금산에서 강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경부고속도로 휴게소가 있는 금강유원지와 옥천 동이면, 그리고 안남면으로 내려가다 보면 왜 금강을 비단강이라고 하는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산과 강이 굽이굽이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그러나 나는 금강을 다정한 강이라고 부릅니다. 금강 천 리 길, 금강의 여정 중에서 강이 사람 곁을 떠나 따로 흐르는 곳이 없습니다. 장수 천천 일대의 어린 강에서도, 금산 적벽강과 천내강에서도, 옥천과 신탄진에서도, 부여의 백마강에서도, 강경에서도, 나포에서도 언제나 사람 곁에서 다붙어 흐릅니다. 강이 혼자 따로 흐르는 곳이 없습니다. 강이 곧 살림입니다. 사람들이 필요에 따라 물길을 가르면 아낌없이 내어주고, 물길을 막으면 흐르다 멈추어 채우고, 차오르면 다시 흐릅니다. 장수 뜸봉샘의 작은 물줄기는 이렇게 채우고 흘러서 마침내 바다로 갑니다._「시인의 산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