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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92085104
· 쪽수 : 348쪽
· 출판일 : 2022-02-25
책 소개
목차
서문: 슬픔과 사랑에 관하여
1장 고양이 카슨의 죽음과 애도
2장 개의 가장 친한 친구
3장 농장의 추모 행사
4장 토끼가 우울한 이유
5장 코끼리 뼈
6장 원숭이도 죽음을 슬퍼할까?
7장 침팬지: 때때로 잔인한 것은 사실이다
8장 새들의 사랑
9장 감정의 바다: 돌고래, 고래, 거북
10장 경계는 없다: 종을 초월하는 슬픔
11장 동물의 자살?
12장 유인원의 슬픔
13장 옐로스톤의 죽은 들소와 동물 부고
14장 슬픔을 쓴다는 것
15장 슬픔의 선사시대
맺는 말
참고자료
리뷰
책속에서
동물이 겪는 사별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지만, 나는 지금 두 장대 사이에 팽팽하게 묶인 줄 위를 걷는 기분이다. 하나의 장대는 동물들의 감정적 삶이 인정받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다른 하나의 장대는 인간의 독특한 특성을 예우하고 싶은 내 욕구다. 나는 결국 인류학자다. 인류학자들은 인간이라는 종에 고유한 애도 양상을 수없이 많이 수집하고 기록해왔다. 침팬지가 화학 물질에 조종당하는 개미와 다르듯, 인류는 정교한 버전의 침팬지가 아니다. 동물 중 인간만이 죽음의 불가피성을 충분히 예상한다. 우리는 언젠가 우리 정신이 희미해지고 숨이 멎으리라는 것을 안다. 그 순간이 부드럽게 다가올지 아니면 두려우리만큼 급작스럽게 닥칠지는 알 수 없을지라도. 우리는 더없이 거룩한 형태로, 또 다듬어지지 않은 무수한 형태로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애도한다.
우리―인간과 다른 동물들은 서로 닮았고, 또 서로 다르다. 닮은 점과 다른 점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살펴볼 때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쪽은 닮은 점이다. 아마 동물들이 누군가를 사랑했을 때 (우리가 그러하듯이) 슬퍼하기 때문인 것 같다. 동물의 슬픔은 동물의 사랑에 대한 강력한 지표로 볼 수 있다. 동물의 사랑에 관해 말하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지나? 애초에 우리가 어떻게 해야 침팬지의 사랑을, 더욱이 염소의 사랑을 알아볼 수 있을까? 사람들에게 사랑이 어떤 의미인지 온전히 설명하려면 사랑에 푹 빠진 사람의 호르몬 수치가 얼마나 치솟는지 측정하고, 새롭게 탄생한 연인이 나누는 눈빛, 몸짓, 속삭임을 도표화한 자료 이상이 필요하다. 과학은 사랑을 헤아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사람의 사랑도 이럴진대 과학이, 언어를 통하지 않고, 언어를 통한다 해도 우리가 정의하는 단어와 문장이 결여된 언어로 생각하고 느끼는 동물의 사랑을 다루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