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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2107844
· 쪽수 : 372쪽
· 출판일 : 2022-02-18
책 소개
목차
서론 9
1장 네 가지 종류의 정신 25
2장 읽기의 기술 91
3장 서평의 정치학, 번역과 편집의 윤리학 143
4장 고등 교육에서 종교의 위치 199
5장 선견은 가르칠 수 있다. 하지만…… 237
6장 학제 간 시대 275
감사의 말 315
개정판 서문(솔 골드워서) 319
해제│소크라테스적 질문을 되살리기 위한 브레이크는 어디에?(조형근) 342
옮긴이의 말│21세기에 다시 묻는 인문학의 미래(박중서) 348
찾아보기 357
리뷰
책속에서
또 한 가지 문제는 1970년대에야 대두했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위협적이다. 인문학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젊은이들이 교사로서 일자리를 찾기가 갑자기 거의 불가능해진 것이다. 여기에는 주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1940년대의 출생률 급증이(즉 베이비 붐이) 지속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1960년대 내내 이루어진 단과 대학과 종합 대학의 급속한 성장이 갑작스레 중단되고 말았다. 한때는 교사가 부족했기 때문에 훌륭한 대학원생이라면 박사 학위 과정을 다 마치지도 않은 상태에서 높은 봉급을 주겠다는 초빙 제안을 받았지만, 그 시기가 지나자 새로운 기회가 생기지 않았다. 둘째로 지난 사반세기 동안 워낙 많은 자리가 (종신 재직권을 부여하는 교수 직위도 포함해서) 젊은 사람들로 채워졌기 때문에, 은퇴로 생기는 빈자리가 드물어졌기 때문이다.
이른바 지식이란 그 자체로 보상이라는 둥, 그리고 진리가 이끄는 곳 어디든지 따라간다는 둥 상투적 표현은 자칫 우선순위라는 중대한 질문을 무시해버리고 만다. 지식이라고 해서 항상 동등한 보상을 내놓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미국 부통령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한 사람의 비서의 아버지에 관한 진실을 추구하기 위해 몇 년을 허비하라며 학생과 교수를 독려하지 않는다.(이제는 일부 학자가 실제로 연구하고 있지 않을 법한 주제의 사례를 생각해내는 것도 더 이상 쉽지 않은 지경이다.)
1930년대에 독일 대학은 순수 전문가주의의 도덕적 파산의 완벽한 패러다임이 되었다. 당시의 주도적인 독일 현학자 상당수는 사회의 믿음과 도덕과 정치에 대해 질문하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어쨌거나 그것은 그들의 직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봉급을 받는 이유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고 국제적으로 유명한 현학자들인 그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학생들은 교육을 덜 받은 동료 시민들보다 오히려 더 무비판적으로 나치 국가의 새로운 믿음과 도덕과 정치에 열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