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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우리나라 옛글 > 산문
· ISBN : 9791192153063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22-09-19
책 소개
목차
추천사
서문
제1부 작품 소개
Ⅰ. 최척전
Ⅱ. 주생전
제2부 최척전
혼약
서로를 알아주는 부부
흩어지는 가족
재회
부자상봉
역경과 만남
제3부 주생전
사랑에 빠지다
새로운 사랑
혼례약속
죽음과 이별
회한과 그리움
제4부 원문
Ⅰ. 최척전
Ⅱ. 주생전
책속에서
왕자의 퉁소소리 따라 달도 기울어 王子吹簫月欲低왕자취소월욕저
바다처럼 푸른 하늘엔 이슬만 싸늘하구나 碧天如海露凄凄벽천여해로처처
푸른 난새 타고 함께 떠날 수만 있다면 會須共御靑鸞去회수공어청란거
봉래섬 안개 덮힌 길도 헤매지 않으리 蓬島煙霞路不迷봉도연하로불미
읊기가 끝나자 우는 듯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최척은 이 시를 듣고 까무러치게 놀라 얼이 빠진 듯 퉁소를 떨어뜨린 줄도 모르고 멍해져서 꼭 죽은 사람 같았다. 학천이 깜짝 놀라서 물었다.
“뭐 때문에 그러는가?”
두 번을 물어도 두 번 다 대답이 없었다. 세 번을 물으니, 최척이 말을 하고 싶어도 목이 메여 눈물만 주루룩 흘렸다. 시간이 흘러 마음이 안정된 후에야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 <최척전> 본문 중에서
세 사람이 그 집 대문에 당도하니 최척이 손님과 문밖 버드나무 아래에 앉아 이야기하고 있는 게 보였다. 옥영이 일행이 살금살금 가까이 가 자세히 살펴보니 바로 남편이었다. 옥영과 몽선이 동시에 대성통곡을 하자 최척이 비로소 아내와 아들을 알아보고 큰소리로 외쳤다.
“몽석이 에미가 왔네! 귀신인가, 사람인가? 생시인가, 꿈인가?”
몽석이 안에서 이 소리를 듣고 버선발로 엎어지고 자빠지며 뛰쳐나와 모자가 서로 만나니 그 광경은 알만하였다.
- <최척전> 본문 중에서
열네다섯쯤으로 보이는 소녀 하나가 부인의 곁에 앉아 있었다. 탐스러운 귀밑머리에 짙은 검은빛 머리채였고, 고운 뺨엔 옅은 붉은 빛이 돌고 맑은 눈동자가 살짝 흘겨보는 모습은 일렁이는 물결에 비치는 가을 달 같고, 예쁜 미소가 만드는 보조개는 봄꽃이 새벽이슬을 머금은 듯하였다. 그 둘 사이에 앉아있는 배도는 봉황 사이의 올빼미 같을 뿐 아니라 구슬 사이에 놓인 모래나 자갈돌 같았다. 주생의 넋은 구름 밖을 날고 마음은 공중에 붕 떠서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여러 차례 일어났다.
- <주생전>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