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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2333908
· 쪽수 : 324쪽
· 출판일 : 2023-06-30
책 소개
목차
1부
2부
3부
4부
해설
운명의 재구성
―박윤영(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오늘, 나는 꿈을 사러 간다.
―「1부」
율은 여진 언니의 삼촌이고 이름은 덕률이다. 덕률 삼촌이라 발음하기 힘들어 여진 언니와 나는 그냥 ‘율’로 불렀다. 그렇게 부르는 것이 이국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율이란 발음에는 소울처럼 어떤 혼이 깃들어 있는 것 같았다. 굿당에서 탯줄 감고 태어나 굿당에서 걸음마를 뗐다는 율에겐 실제 숱한 혼이 스며들었을지도 몰랐다. 어릴 때 우리끼리 그렇게 부르다가 점차 사람들 앞에서도 율, 이라 불렀다. 이젠 무당들과 할머니도 그를 율, 이라 불렀다. 그는 왼쪽 다리가 오른쪽 다리보다 한 뼘 정도 짧았다. 아니, 오른쪽 다리가 왼쪽 것보다 한 뼘 정도 길다 할 수도 있다. 하여간 그는 어깨가 왼쪽으로 처졌고 기우뚱하게 걸어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았다. 그는 사람들 시선이 다리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려고 청색 스카프를 했다. 그가 춤추듯 걸을 때마다 스카프가 바람을 일으켰다. 그래서 율의 몸에는 늘 바람이 따라다녔다.
―「1부」
할머니를 비롯한 무당들은 예원의 행동을 봐선 신기가 들어왔다고 했다. 처음 신기 들린 예원은 학교에서 수업 도중 미혼인 사회 선생님에게 남의 남편 유혹했다고 삿대질하며 욕을 했다. 그걸 시작으로 멀쩡히 길을 걷다 만나는 행인 앞을 가로막고 본인도 기억 못 하는 말을 쏟아냈다. 유독 젊은 여자의 멱살을 잡고 욕을 퍼부었다. 신기가 들린다고 모두 강신무가 되는 건 아니다. 첫 신기가 들었을 때는 대부분 말문이 틔어 자신도 모르게 사람들의 미래를 내뱉고 점사도 잘 맞힌다. 그러다 신기에서 끝나는 이도 있고 몸주신이 들어와 내림굿을 통해 무당의 길을 걷는 이도 있다. 무당이 되어도 무업 공부, 기도와 정진으로 신을 잘 모셔야 했다.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