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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732329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5-10-20
책 소개
목차
1부 휜 나무
물그릇
여름이니까 그냥 넘어가자
꽃을 흘리는 나무
왼쪽 어깨
야행성
수확
요양원
밤과 피아노
염소와 아이들
취침 전에 먹는 약이 있으니까
계속 그렇게
슬리퍼는 축축하고
의자를 빌려주는
4월 14일
조각구름
마지막 주머니
2부 이 빠진 계단
꽃을 줍다 봄이 다 갔네
건강한 하루
물을 길어 오는 길
골판지
종이접기 수업 중입니다
생산직
목소리는 왜
멀리서 나비
한 끼 식사
이사한 놀이
외우는 사람
잉크
저녁 무렵 커피는
빠랑게
노랑
3부 금 간 손
가만히
산문이는 벚꽃
물어는 비
운문이는 구름
밤의 소리
다음에는
방울토마토
낡은 개
징
비스킷
소포
부품이 더는 나오지 않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뒤꿈치
망자
지지대
4부 깨진 놀이
조심해야지
밤바치
흰 빨래
먼저 태어난 그는
심천
텃밭
끈적끈적
안개에 속아 여기 왔다
트레킹
보라색
심지어 천 년 후에도
다 쓴 물감
해설 우정의 한 기록 3-K에게 | 이정현(문학기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떠나고 싶다 생각을 했다
아픈 누나가 준 카메라를 들고 가
마지막 사진은 행복하게 즐겁게
라떼를 마시면서 저녁을 맞았다
갈아 온 원두에 물을 부었다
불을 올리고서
저녁의 고양이들은 부드러워졌을까
한 번 저으면 이런 무늬가 되고
두 번 저으면 도망을 가고
아쉬운 것들과 함께 돌아다니고 싶었다
커피숍에 들러
야외의 소리들과 맞담배를 피우며
어두워지고 싶었다
수고했다고 처진 등을 다독이면서
들숨 한 번 크게 쉬고
오래된 여관에 들고 싶었다
- 「저녁 무렵 커피는」 전문
옆집 꽃은 우리 집으로 지고 앞집 고양이는 우리 집 텃밭에 와 볼일을 보고 뒷집 불빛은 담을 넘기 일쑤고, 그래, 그래야 사촌이지 이웃이지, 좁은 마당에 민들레 벙글고 저 멀리 냉이가 흘끗 꽃을 피우고, 꽃의 족보를 헤아리다 그만그만 가는 비 내리고, 젖은 상념이 또 지나가고, 담배를 사 와 연기를 만들고, 그 안을 터벅터벅 걷고, 옆집에도 앞집에도 뒷집에도 저녁은 오고, 꽃을 줍던 손이 어둑해지고
- 「꽃을 줍다 봄이 다 갔네」 전문
갈라진 골목을 뒤꿈치라 부른다
새벽도 오래 걸었으니 분명 저런 발을 가졌을 것이다
구름을 잔뜩 바른 오후 하늘이 터벅터벅 북쪽으로 간다
어두운 얼굴로 당신은 갈라진 모란 이불을 걷는다
저 비둘기는 뒤꿈치를 모아 부리를 만들었다
파란 플라스틱 의자는 저기 너무 오래 있었다
햇빛이, 달빛이, 안개가, 비가, 이슬이, 바람이
거쳐서 갔다, 윤회가 앉았다 갔다
- 「뒤꿈치」 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