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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나도 루쉰의 유물이다](/img_thumb2/9791192964379.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중국사 > 중국근현대사(아편전쟁 이후)
· ISBN : 9791192964379
· 쪽수 : 408쪽
· 출판일 : 2023-06-09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적막한 세상, 고독한 사람
개정판 서문
서장 모든 고민과 절망의 몸부림 소리
1부 어머니의 선물
가정형편 ─ 딩자눙(丁家弄) 주 씨 댁
딩자눙을 찾아서 / 주가 타이먼(朱家臺門) / 주안이 태어난 해
혼약 ─ 1899년 전후
‘노처녀’의 혼사 / 연극 관람과 생신 축하 / 혼약 이면의 의문 / 차례
신방 ─ 어머니의 선물
“딸은 스물여섯을 넘겨서까지 데리고 있지 않는다” / 발이 큰 척하는 신부 / 신혼 첫날밤
독수공방 ─ 결혼 후의 처지
새색시 / “두 사람은 각자 살아서 부부 같지 않다” / 저우쭤런 일기 속의 ‘큰형수’ / “부인이 보낸 편지를 받았다”
석별 ─ 온 가족의 베이징 이주
2부 땅에 떨어진 달팽이
죽음의 정적 ─ 유명무실한 집
바다오완(八道灣)에서 나와 / 부부 사이 / 와이프(Wife) ─ 성(性) / 고부 사이
심연 ─ 땅에 떨어진 달팽이
신여성 / 땅에 떨어진 달팽이
가계부 ─ 진실로 무거운 짐
편지 ─ 상하이와의 거리
슬픔 ─ 루쉰의 죽음
역경 ─ 시싼탸오의 여주인
시어머니의 유언 / 루쉰 장서 매각 사건 / 스스로 고생할지언정 구차하게 얻진 않으리
에필로그 ─ 샹린댁의 꿈
쓸쓸한 죽음 / 옷가지와 물건 선물 목록 / 〈주안 소전(朱安小傳〉 / 에필로그
부록 1 주안의 가계도
부록 2 루쉰의 가계부(1923년 8월 2일~1926년 2월 11일)
부록 3 항일전쟁 후 베이핑 《세계일보(世界日報)》 ‘명주(明珠)’판 주안 관련 보도
참고문헌
역자후기
책속에서
루쉰의 본처인 주안은 사랑 없는 결혼 속에 씁쓸한 일생을 보냈다. 이는 꺼내자면 숨 막힐 것 같은 이야기다. 루쉰 본인도 주안 이야기를 잘 꺼내지 않았고, 그의 함구는 후세 사람들에게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많이 남겼다. (중략) 루쉰은 확실히 이 부인을 “어머니가 주신 선물”로만 여기고 부양의 책임을 다할 뿐이었다. 주안은 결혼 후 수십 년 동안 줄곧 ‘소박데기’라는 가엾은 처지에 놓였다. 루쉰은 주안에게 애정이 없었으며 두 사람은 남남처럼 지냈다.
_ 서장 중에서
1906년 음력 유월 초엿새에 루쉰과 주안은 저우가 신타이먼 대청에서 혼례를 올렸다. 1899년에 저우 씨 집안 도련님과 정혼하고 두 사람이 결혼식을 올릴 때까지 주안은 7년을 기다린 끝에 이날을 맞이했다. 그녀도 틀림없이 저우 씨 집안 도련님이 이 혼사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들었을 것이다. 어쩌면 7년에 달하는 절망에 가까운 기나긴 기다림 속에서 그녀는 어른들이 항상 그녀의 귓가에 들려주었던 그 말을 기억했을 것이다. “살아서는 저우 씨 집안 사람으로 살고, 죽어서는 저우 씨 집안 귀신이 되거라.” 당시 사오싱 풍속에 처녀가 남자네 집에서 파혼을 당하면 사형선고를 당한 것이나 다름없었으며 가문의 수치였다. 저우 씨 집안 도련님과 약혼한 이상 그녀는 죽어도 저우 씨 집안에서 죽어야 했으며 물러설 자리가 없었다. 어쩌면 이것이 훗날 그녀의 모진 일생을 운명 지었는지도 모른다.
_ 신방 ─ 어머니의 선물 중에서
많은 연구자들은 루쉰이 베이징의 사오싱회관에서 지내는 동안 옛 비문을 베껴 쓰는 데 몰두했던 생활은 독신자나 고행승과도 같았으며 정신적으로 위축되어 있었다고 지적한다. 사실 주안이 생과부와 다를 바 없이 지내는 나날도 분명 힘들었을 것이다. 다만 오늘날 우리는 그녀의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없으며, 그녀가 어떤 방식으로 마음속 번민을 해소했는지도 알지 못한다. 몇몇 지인들의 회상에서 주안이 베이징에 있을 때 한가해지면 말없이 혼자서 물담배를 피우곤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녀가 언제부터 물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는지는 기록이 없지만, 결혼 후 외롭고 답답해서 이런 습관이 생겼을 것이다.
_ 독수공방 ─ 결혼 후의 처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