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93024461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4-02-14
책 소개
목차
번역상의 오류
설계상의 오류
계산상의 오류
동작상의 오류
인간의 오류
에필로그
에필로그 2: 오류, 해결됨
부록: 이름에 대해
작가의 말
재출간에 부쳐
프로듀서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뇌와 칩의 기능이 동시에 마비된 느낌 속에서 메시지만이 연속으로 올라왔다.
[그건 그렇고]
[이 사람 케이크를 만든대]
[사랑하는 사람 케이크]
[연애 중인 사람을 원하는 게 아냐]
[번역상의 오류]
[번거롭다니까]
핏물에 젖은 영상이 서서히 노이즈로 분해되어 갔다. 수수께끼 같은 메시지도 더는 없었다. [시각 공유가 종료되었습니다. 리뷰를 남기시겠습니까?] 검은 화면에 덩그러니 떠오른 팝업창이 광고로 바뀌도록, 의체 세척제 광고가 다 끝나도록 나는 허공만 멍하니 들여다보았다.
수면 시간이 끝나 눈을 뜰 때도 혼자였다.
내 의체와 살을 쓰다듬는 부드러운 손은 없었다.
번거로운 개인 메시지도.
물론 엔터테인먼트도.
레드 벨벳의 부자들이야 어떨지 모르겠지만, 블랙 포레스트에서는 꿈이나 엔터테인먼트 둘 중 하나라도 없으면 작동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 내게는 이제 둘 다 없었다.
[미안해]
창백한 메시지창이 시야 한가운데에 떠올랐다. 동시에 할루할로의 몸이 크게 흔들렸다. 그다음 순간에는 손을 마구 내젓고 있었다. 곧 바닥으로 굴러떨어져 경련했고, 혼란스럽게 발버둥을 쳤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와 싸우는 사람처럼. 전부 내가 정신을 채 차리기도 전에, 무슨 상황인지 깨닫기도 전에 벌어진 일이었다. 의체 오류인가? 그럼 누구한테 가 봐야 하지? 이런 고급 의체는 어디서 수리하지? 얼얼한 다리를 어떻게든 움직여 할루할로에게 향하는 동안, 삐걱대는 뇌를 억지로 헤집는 동안 똑같은 메시지가 계속 도착해 눈앞을 푸르스름하게 물들였다.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