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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59258763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24-06-27
책 소개
목차
미싱 스페이스 바닐라
아마존 몰리
매듭짓기
세속적인 쾌락의 정원에서
관광객 문제와 그 대책
재시작 버튼
과학상자 사건의 진상
마법의 성에서 나가고 싶어
뮤즈와의 조우
전쟁은 끝났어요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동결건조된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승객들이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으리란 티코의 가설에는 분명히 잠재력이 있었다. 회사에도 승객들에게도 책임을 돌리지 않으면서 아이스크림의 행방을 결정할 잠재력이. 하지만 완벽하지는 못했다. 자모카는 바닐라향을 정밀하게 구별할 수 있다. 전자기 폭풍 속에서도 자모카의 후각 센서는 고장 난 적이 없다. 스칼렛은 자모카와 다른 모델의 센서를 쓰고, 캔디스는 센서를 안 달고 있다. 세 사람이 동시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다른 음식으로 착각했으리란 해답을 밀어붙이기 위해선 먼저 이 모든 장애물을 통과해야 한다.
미칠 지경이 돼 가지고는, 수소문하고 매일같이 연락 넣고, 뭐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그 여자를 안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지 뭡니까? 학계에서도, 뭐 기업체에 아는 친구 선배 후배들한테 물어봐도, 도대체가 단서라고는 없었습니다. 어디 연구실이든 회사든 소속이 되어 있으면 한 명 정도는 알아야 정상인데 말입니다. 상황이 그렇게 되니까 정말 이상하고 이상해서 견디지를 못하겠더군요.
자신들에게 주어진 무한한 자유의 범위를 깨달은 순간, 한때 본사 소속의 군사생명공학자였던 이들은 지금껏 조용히 꿈꿔 오기만 했던 일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실행에 옮겼다. 가장 먼저 본사가 아닌 자신들의 이름을 자랑스레 내걸었고, 그런 다음에는 전술적 효율성이라는 속박을 말끔히 벗어던진 온갖 해괴한 생물병기를 마구잡이로 디자인해댔으며, 생산 라인에서 뿜어져 나온 따끈따끈한 흉물들은 최전방으로 실어 보내는 대신 무절제하게 주변에 풀어놓았다. 곧 지금껏 존재한 적 없는 생태계가 과거의 전선 곳곳에 곰팡이처럼 무럭무럭 피어났다. 그때까지도 버려진 채 허망하게 전선 주위를 떠돌던 병사들은 그런 지역을 ‘정원’이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