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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93367063
· 쪽수 : 380쪽
· 출판일 : 2024-07-18
책 소개
목차
마젠타 C. 세레스의 사랑과 혁명 / 위래
벨의 고리 / 남세오
거대한 화구 / 해도연
지오의 의지 / 이하진
아니디우스 레푼도 / 최의택
마법사 에티올의 트루 엔딩 퀘스트 / 이산화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주요 군벌이었던 류서윤 원수의 서자로 태어난 류진은 제왕학과 군사학을 익히며 자라났고, 중앙사관학교에 입학한 뒤 노프시아 제3방위군 소위로 임관해 노프시아 성계 전쟁에 참전, 기적과 같은 전술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불과 27세 나이에 원수의 바로 아래 계급인 대장군에 취임한다. 하지만 천재 지휘관에게도 모든 일이 쉽게 풀리진 않았다. 성계 통일을 앞둔 때에, 가문 내 파벌 싸움에 패배한 류진은 겨울잠 계획에 강제 참여하게 된다. 의학과 생리학, 의뇌 기술을 실전한 성계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겨울잠 계획은, 유능한 인물을 동면시킨 뒤 위기 때마다 깨워 활용한다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되었는데 본래의 취지보다는 정치적 목적으로 더 많이 쓰이곤 했다. 정적을 미래로 귀양 보내는 것이다. 류진은 잠들고 깨어나기를 반복하며 약 3세기 동안 가문과 성계 내전에 이용당했다.
_「마젠타 C. 세레스의 사랑과 혁명」(위래) 중에서
상우는 ‘GOTT WURFELT NICHT’가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 그게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라는 사실을 안 건 한참 후의 일이다. 상우는 그 문구 아래에 적혀 있던 42.9666m와 6.97749MHz라는 맥락 없는 숫자까지도 정확하게 외우고 있었지만 그건 그냥 상우의 유별난 기억력 덕분이다. 심지어 상우가 그 순간에 진짜로 주목한 건 숫자가 아니라 그 피켓을 들고 있던 사람이었다.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베이지색 정장을 입고 깔끔하게 빗어 내린 갈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경비에게 입을 틀어 막힌 채로 끌려 나가던 그 여자의 얼굴은 IT 부서에서 일하는 포이페 켈리와 똑같았다.
_「벨의 고리」(남세오) 중에서
길고 굵은 광선 하나가 우주인 건물의 틈을 가르며 뻗어 나와 누미르에게 닿았다. 누미르는 광선 너머를 보고는 비명을 질렀다. 누미르의 얼굴에 지금껏 존재한 적 없는 강렬한 빛과 깊은 그림자가 생겨났다. 광선은 점차 넓어지더니 스피어 주변을 완전히 덮어 버렸다.
이제는 모두가 건물 너머에서 떠오르는 빛의 근원을 발견했다.
시뻘겋게 타오르는 거대한 화구. 하늘과 우주에서 별을 집어삼키며 어둠의 살을 발라낸 존재, 공허를 일렁이게 만들 만큼 뜨거운 불덩어리가 지평선 위로 서서히 솟아오르고 있었다.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이 흔들릴 때마다 시야 이곳저곳에서 기묘한 반점이 떠올랐다가 옅어지며 사라졌다. 겪은 적 없는 증상이었다. 당혹감이 퍼져나갔다.
“방사선 값이… 올라가고 있어.”
_「거대한 화구」(해도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