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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93240212
· 쪽수 : 208쪽
책 소개
목차
토끼 굴 · 7
그땐 평화가 행성들을 인도하고 · 19
위에서처럼 아래에서도 · 31
이무기 시절도 한때 · 43
새로고침 · 55
지구돋이 · 67
증오가 명예로웠던 시절에 · 79
샛길의 독사 · 91
행복이란 따스한 반죽 · 103
1324 · 115
그리고 그것은 정말로 새끼고양이였다 · 127
구세주에게 · 139
열세 번째 · 151
작가의 말 · 199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한 발짝만 더 나아가서 생각해 보세요. 토끼는 그냥 발견이 아닙니다. 생물에 대한, 자연스레 우리 자신의 육체에 대한 이해를 뿌리부터 뒤집을지도 모르는 발견이라고요. 그리고 인간의 뇌는 그런 충격을 받길 원하지 않아요. 근본적으로 변화를 싫어하기 때문에 믿기 힘든 광경을 보면 잊어버리려 온갖 애를 쓰죠. [...] 멜, 우리들의 뇌가 토끼에 대해 진정으로 알길 거부하기 때문이란 말입니다.
재차 말문이 막혀버린 채, 형혹은 정면에서 반짝이는 두 눈을 그저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수수께끼 같은 감정의 연쇄가 끊임없이 소용돌이치는 눈. 하지만 정말로 두려운 것은 그 소용돌이 속에서 형혹에 대한 이해가 뚜력하게 형체를 갖춘 채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형혹은 세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세성은 형혹을 전부 이해하고 있었다.
갈색 코트 아래로 껑충 뻗어난 다리. 원래의 두 배쯤 늘어나서 유연하게 뒤로 휘어진 목. 곱슬곱슬한 머리카락 사이를 헤치고 피어나 연신 접혔다 펴졌다 하는 흰색 깃털들. 인기척을 눈치채고서 이쪽으로 돌린 눈동자에는 복잡한 오색 빛이 만화경처럼 일렁였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만면에 지어 보인 특유의 경쾌한 미소에도 불구하고, 나는 설란이 반갑게 흔들어대는 손의 형태를 어림짐작하는 데만 온 신경을 쏟았다. [...] 그 모습이 뜻하는 건 하나뿐이었다. 그해 봄에 설란은 용으로 변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