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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093283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23-11-25
책 소개
목차
1부 애플파이의 시간
자책
청려장
바순
돌의 내부
애플파이의 시간
닿다
퍼즐 맞추기
한 통의 수박
유리와 유리창
빈 문서
인생전
언감생詩
공터와 나비
쓰다 버린
2부 밤에는 멀리 있는 불빛을 보려 하지
새벽에 우리가 하는 것
이야기는 이야기
왕중왕
밤에는 멀리 있는 불빛을 보려 하지
여름의 장례
일기
밤의 피카레스크
숲세권
파경
재난영화
집의 탄생
Magic eye
나의 아름다운 캐릭터
그 벽장의 내력
안부
3부 빗방울의 노래
일인용
저울
일진
유리구두
계절의 명명법
파도의 자서전
빗방울의 노래
피에타
여자들
마트료시카
제망매가
네 시와 너의 시
所用
신이라는 입술의 복화술
4부 구름의 화법
끝말잇기
드라마틱한
열쇠
옛말들
저녁의 입술
겨울왕국
울어야겠다
볼록거울
W&M
흔들의자
밤 꿈 잠
고백성사
구름의 화법
시집
해설 _ 닿으려는 마음의 역설
박동억(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청려장
지팡이가 가리키는 쪽으로
여름이 자라고 있다
명아주잎이 물컹하고 비릿하게
매미는 새보다 일찍 일어난다
가로등이 햇빛처럼 비추는 나무 아래서
좋아하는 것들 틈에서
여름이 자라고 있다
초록의 질투는 뿔처럼
여린 죽순에 받힌 송아지가 여름을 마주 보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네가 쥐고 있다
등 뒤에서 여름이
여름을 덮고 있다
손잡고 돌아가는 사람들
풀이 자란 쪽으로 길이 생길 것 같다
손가락이 없는데 움켜쥐고 싶은 것이 있다
바닥을 짚고 일어설 때마다
푸른 지팡이가 자라났다
나의 아름다운 캐릭터
그늘을 깊게 파는 사람을 알고 있다
거푸집에 누워 왼손바닥을 찍는 중이었다
그것이 그토록 기다려왔다는 듯이
그는 도끼로 계단을 내고 나무에 오르는 일을 경멸했다
기름을 바르고 처참하게 미끄러져 내리는 일에 열광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그는 늘 미안해서
안녕이 없는 사람
그리하여 그는 돈을 받지 않고도
아름답고 처절하게 잘도 팔았다
무엇을? 이라고 묻는 사람들에게
슬픔을 덤으로 얹어주었다
그는 매일 밤 요령부득으로 짠 스웨터를 입고
터진 옆구리를 꿰맸다
요령이 방울 소리를 내며
실패꾸러미를 안고 왔다
꽃병을 응시하다 정물의 배경이 되는 조연들은
필사적으로 필사하는 일이 파국으로 치닫도록
코너로 몰고 가는 중이었다
여전히 지하에서 촉수를 기르는 사람
아직도 제 눈을 찌르고 있는 사람
화살이 일제히 머리를 향해 날아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