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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비평론
· ISBN : 9791193412541
· 쪽수 : 412쪽
· 출판일 : 2024-10-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마음이 하는 일
제1부
포기하지 않는 마음 ― 박지영, 이현석, 김연수의 소설이 가닿는 곳
기록으로서의 소설, 소설로서의 기록 ― 은폐된 폭력의 구조와 저항의 목소리
유실된 인간, 혹은 가능한 역사 너머 ― 조해진과 최은영의 소설이 말해 주는 것들
우리가 기억하고 기록해야만 하는 것
사적 기억의 역사, 그 사소함의 윤리 ― 윤성희와 김금희의 소설을 중심으로
기억하고 기록하며 갱신하는 ― 2010년대 시의 존재론
기록자들
시대 감각 ― 이서수, 한정현, 최진영의 동시대성
제2부
우리가 가야 할 ‘우리’라는 길
강제된 경계로부터 탈주를 소망하다 ― 2020년 신춘문예 당선 시 단상
시와 시인 그리고 플랫폼
상상된 믿음에서 탈영토화하기
비장소로서의 장소
책이 지녀야 할 물음들 ― 문학의 유통에서 문학의 소통으로
거기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제3부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 비인간 동물과 인간 동물의 관계 맺음, 그 다른 세계의 가능성
우리 삶의 너른 토대를 위하여 ― 반려동물과 인간의 ‘관계’
포스트휴먼 주체의 공감과 뉴–노멀 시대의 이야기 ― 천선란 소설을 중심으로
당신의 이웃은 어디에 있나요?
정상가족이라는 상상공동체
경계 너머 ― 문지혁, 박유경, 장희원, 성해나의 문학적 실천에 관하여
선량함이라니요, 납작하게 뛰어넘어요
에필로그
우리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수록 작품 발표 지면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러니 고립과 고독으로 점철된 피폐한 삶일지언정 우리의 삶은 지속되어야 한다. 예전에도 틀린 적이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서 ‘형편없는 일’로 삶을 수두룩 빽빽하게 채워도 괜찮다. 그것은 삶을 다채롭게 만드는 근사한 일이 될 것이다. 또한 그 곁에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이곳에서 함께였다는 사실만큼은 진실이라는 것, 그럼으로써 타인을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손 내밀어 닿고자 하는 마음을 경주해 나갈 필요가 있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
문학이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그것의 정치적 힘을 과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문학은 인간에 대한 존재론적인 질문을 통해 과거의 시간 속에서 부유하는 존재를 ‘단 한 사람’의 기억이라는 빛으로 호위하며 지켜낼 수 있다고 말한다. 잊지 않는 것, 언제까지나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고립된 저 ‘유실물’의 세계에서 벗어나 함께 살아가는 삶을 상상할 수 있다는 어쩌면 서글픈 전언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전언에 응답해야만 하는 이유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환멸로 남겨둘 수는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삶을 지향하는 하나하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바라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실된 인간, 혹은 가능한 역사 너머」
문학은 문학의 앞에 놓인 길을 그저 걸어갈 것이다. 그것이 리얼리즘의 형태든, 모더니즘의 형태든, 참여의 논리든, 순수의 논리든, 그 모든 문학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삶과 사회적 요구를 담아낼 것이다. 부조리하고 차별적인 현실의 폭력을 기록하고 이를 가시화하려는 의지가 문학적 수행의 방식으로 가속화되는 한편에서 문학은 그 곁에 나란히 놓여 있는 개별적 존재들의 사적 기억의 역사를 재현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사적이며 공적인 기록으로서 문학은 여전히 지속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사적 기억의 역사, 그 사소함의 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