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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93412800
· 쪽수 : 456쪽
· 출판일 : 2024-12-13
책 소개
목차
형성 | 정처 | 낮에 나온 반달 | 단씨의 형제들 | 해설 「혼돈과 허구를 넘어, '진짜 삶'의 열망과 '야성(野性)'의 파토스」
책속에서
『박태순 중단편 소설전집』을 펴내며
박태순은 한국 현대문학사에 자못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무엇보다 그의 소설은 시대와의 고투 없이 쓰인 작품이 없으니, 중단편의 경우, 예컨대 「무너진 극장」에서 「외촌동 연작」으로, 거기서 다시 「3·1절」과 「밤길의 사람들」로 나아가는 계보가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월남민의 자식으로 그는 도시 빈 민의 삶을 묘사하는 데 자신의 생 체험을 유감없이 발휘했으며, 경제 개발 과정에서 소외되거나 심지어 추방된 또 다른 빈민들의 집단적 형성 과정에도 집요하리만큼 큰 관심을 기울였다. 또한 그는 소설을 쓰되 마치 성실한 사관처럼 당대를 생생히 기록하는 것은 물론, 한 걸음 나아가 시대를 관통하는 정신의 실체를 찾아내기 위해서도 부단히 노력했다. 이는 1960년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독재 정권의 흉탄에 벗을 잃은 자의 순결한 부채 의식에서 비롯했으되, 1970년 전태일의 죽음, 1980년 광주 오월에 대한 부채 의식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당대의 총체적인 현실은 늘 그의 소설의 기점이자 마땅히 가 닿아야 할 과녁이었다.
따라서 그는 소설을 쓰되 골방에서 저만의 우주를 구축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의 소설은 곧 이야기였는데, 고맙게도 장삼이사 필부필부의 이야기는 사방 천지에 널려 있었다. 그는 발품을 팔아 가며 그런 이야기를 듣는 데 실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국토와 민중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그를 추동했다.
- 간행사 中
자기 개인이나마 털을 곧추세운 사나운 짐승이 되어 야성(野性)을 찾아야 하지 않는가.
박태순의 초기 소설은 1960년대 저개발 근대를 살아가는 불안한 젊음의 위기의식과 혼란을 극화한다. 이 책에 실린 네 편의 중편소설은 박태순 소설의 그런 특징을 매우 구체적이고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이다. 이들 소설에서 박태순은 혼란에 휩싸인 젊음의 방황과 삶의 좌표를 찾아 방랑하는 젊음의 모색을 집중적으로 부각한다. 불안한 안주(安住)와 절망적 체념(「형성」, 「정처」)에서 정처 없는 방랑과 적극적 모색(「낮에 나온 반달」, 「단씨의 형제들」)으로 나아가는 변화가 역동적으로 펼쳐진다. 여기엔 문학이 갈등과 혼돈의 현실을 온몸으로 앓아야 한다는 자기 인식이, ‘세련되고 매끈한 허구’가 아닌 ‘진짜 삶’의 핵심에 광폭하게 육박하는 거친 파토스의 표현이 되어야 한다는 의지가 강렬하게 투영돼 있다.
-6권 『단씨의 형제들』 해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