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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3591444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5-10-17
책 소개
목차
[추천의 말]
[한국의 독자들에게]
1부 ― 마법 같은 이름의 땅
그림자 아이|딸아, 너는 나처럼 되지 마라|드림 카, 드림 하우스|불을 뿜는 용광로|파산
2부 ― 공부, 내게 허락된 유일한 것
쟤 영어 할 줄 알아요?|어울리지 않는 손님|빈곤 계산|닮은꼴 친구|숫자에 달린 성공|내세울 만한 집
3부 ― 가장 똑똑한 학생
회귀|내 안의 폭력성|전략의 대가|상처|행복할 자격|흩어지는 정체성|명예 없는 졸업
4부 ― 세계의 계몽된 자들
다가온 희망, 놓아버린 기대|한국인 남자애|다시 드러난 상처|실패할 자유|엄마의 인형
5부 ― 핏줄과 소속감
정체성의 경계에서|데칼코마니|소속감|수치|나와 같은 얼굴을 한 사람들|돌아갈 시간
6부 ― 철학과 예술의 이유
내게는 허락되지 않는 개별성|사는 게 싫어|제3의 길|한 도시가 연기로 뒤덮인 날|예술의 소명|산행
7부 ― 베리타스
지나친 의무, 조밀한 규칙|결단|내가 고칠 수 없는 나|성모상을 닮은 여자|내 안에 부서진 나의 조각|퇴원하는 날
8부 ― 생존 의지
어쩌면 죽을 필요는 없을지 몰라|다시 만난 세계|치유|내가 선택한 가족|처음 맞이한 화가의 삶|모르는 척 살기
9부 ― 행복과 꿈
마음 붙이는 연습|인생의 가치|10년 만에 얻은 병명|시작을 위한 끝|이별
[마치며] 내 곁의 존재를 온전히 살게 하는 일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나는 엄마가 그어놓는 수많은 선들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영원히 그 선 안에서 살아야 하는 걸까? 집 밖에서 염탐하는 남자들, 그런 사람들이 정말로 있나? 시험에서 92점밖에 못 받은 나는 정말 그저그런가? 물론 내가 인기가 없는 건 맞지만 우리 반 아이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나? 행복과 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엄마는 그건 미국의 관념이고 나는 ‘미국에 사는 한국인’으로 한국 기준에 따라 살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 기준을 몰라서 답답했다. 그때 나는 어렸기에 엄마의 태도가 나를 자신에게 붙들어 매기 위해서라는 걸, 그리고 통제도 이해도 안 되는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찾기 위해서라는 걸 몰랐다. 애초에 엄마가 미국의 기준을 제대로 알 수 없었다.
_<2부: 공부, 내게 허락된 유일한 것>
저녁 내내 엄마가 나를 무시하자 나는 결국 엄마에게 가서 허리를 끌어안았다. “죄송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사랑해요.” 그러자 엄마가 마음이 풀려 나를 쓰다듬었다. “그래, 용서할게.” 그리고 내가 착하고 말을 잘 듣는다고, 무슨 일이 있어도 금방 자신에게 돌아온다고 칭찬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서 나는 토를 달지 않았다.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엄마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그 ‘무슨 일’ 중에는 엄마가 틀리는 일도 있었고, 교착 상태에서 내가 먼저 고개를 숙인 것은 사랑이 필요해서였다. 그게 나약함이라면 나는 나약했다.
_<3부: 가장 똑똑한 학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