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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정신과 의사](/img_thumb2/9791193635179.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스페인/중남미소설
· ISBN : 9791193635179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24-09-06
책 소개
목차
점쟁이
회초리
자정 미사
유명인
정신과 의사
역자 후기
책속에서
카밀루는 아무것도 보지 않고 또 생각하지 않으려고 마차 좌석에 몸을 비스듬히 파묻었다. 그러나 마음의 동요는 너무도 크고 또 야릇했으며, 게다가 자신의 깊숙한 도덕적 심연에서는 과거의 어떤 환영과 오래된 믿음 그리고 낡은 미신 같은 것이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마부는 첫 번째 골목으로 돌아가서 다른 길로 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어왔다. 하지만 카밀루는 잠시만 더 기다려 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비스듬한 자세로 점쟁이의 집을 바라보다가…… 곧 그 자신도 믿을 수 없는 몸짓을 하며, 불현듯 점쟁이의 말을 들어보는 것이 어떨까, 하고 생각했다.
주앙 카르네이루의 동공은 마치 환각에 빠진 듯했으며, 눈꺼풀은 떨리고 가슴은 헐떡이는 지경이었다. 그가 지금 히타에게 보내는 시선은, 미세한 비난의 빛이 뒤섞인 애원과도 같았다. 왜 그녀는 그에게 다른 것을 요구하지 않는 것일까? 왜 그녀는 그에게 비를 맞으며 어딘가로든, 이를테면 티주카나 자카레파구아까지 가라고 요구하지 않는 것일까? 왜 하필이면 자식의 진로를 바꾸도록 친구를 설득하라고 하는지……. 그는 친구를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 꽃병을 내던져 깨뜨릴 수도 있는 인물이었다. 아! 저 젊은이가 쓰러져 갑자기 졸도를 하고 죽기라도 한다면! 잔인하긴 하지만 가장 확실한 해결책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도를 지켰고 수동적이었다. 그녀의 얼굴은 예쁘지도 못생기지도 않은 그저 그런 정도였는데, 그런 사람을 우리는 평범하지만 매력 있다고 말하곤 했다. 그녀는 또한 그 누구의 뒤에서도 험담하지 않았고 모든 것에 관용을 베푸는 사람이었으며, 그래서 미워하는 법을 모르거나 아니면 사랑하는 법까지도 모르는 것이 아닌지 의심될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