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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열린 공간의 위로](/img_thumb2/9791193635223.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93635223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24-09-06
책 소개
목차
서문
1장 열린 공간의 위로
2장 어느 부고
3장 다른 삶들
4장 남자에 대하여
5장 한 목동의 일기: 사흘
6장 친구, 적 그리고 일하는 동물들
7장 겨울이라는 매끄러운 두개골
8장 물에 관하여
9장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
10장 게임의 규칙: 로데오
11장 두 세계에서 살기: 크로우 페어와 선댄스
12장 폭풍, 옥수수 밭, 엘크
역자 후기: 아름다운 산문의 위로
책속에서
내 인생에서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겪고부터 엉뚱한 꿈을 예사로 꾸곤 했다. 커다란 여행 가방을 들고 맨발로 걷고 있는데 갑자기 내 앞에 바리케이드가 쳐진다. 하룻밤 만에 국경선도 바뀐다. 어쩔 수 없이 아주 멀리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이 돌아가는 길이 실제의 길이 되었다. 내 글의 여백이 되고 서사가 되었다.
날씨는 땅을 거칠게 가격할 것이다. 빛은 가장 어려운 진실을 포착할 것이다. 바람은 군더더기들을 쓸어버릴 것이다. 마침내 이 세상에 영원불멸은 없다는 사실이 나에게 심오한 교훈을 준다. 상실은 기이한 종류의 풍요가 된다는 것을, 절망은 삶에 대한 채울 수 없는 허기를 사라지게 한다는 것을.
농장 일은 고된 육체노동이기도 하고 근래에는 경제적인 압박감 때문에 ‘농장을 지킨다는 것’은 웬만한 정신력, 자기 회복력, 상식 없이는 견디기 힘든 일이 되었다. 한 사람의 일생은 갈채를 받거나 추방을 당하는 등의 극적인 사건의 연속이 아니며 그저 며칠, 몇 번의 계절, 몇 년이라는 시간의 느린 축적일 뿐이다. 그들의 생은 각자 가정의 수세대의 역사에 의해 새로운 살이 붙여지고 토지와 고향에 대한 애착이라는 닻에 의해 고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