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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이 박 안이 궁금하다](/img_thumb2/9791193946183.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우리나라 옛글 > 산문
· ISBN : 9791193946183
· 쪽수 : 148쪽
· 출판일 : 2024-07-11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1막_가난이야 가난이야
놀보는 심술부가 있으니
쫓겨나는 흥보네
가난이야 가난이야
형님, 제가 왔습니다
흥보가 누구인고
몹쓸네라 시아주버니 몹쓸네라
흥보네의 품팔이
노승이 알려준 집터라네
2막_제비를 살려준 복
사랑옵다 우리 제비
제비가 물고 온 박씨
어기여라 톱질이야
선동들이 들고 온 선약
이 속에 쌀 또 있네
온갖 것이 다 나오니
무슨 비단으로 감으려오
박에서 나온 양귀비
3막_이 박 안이 궁금하다
흥보가 부자 되었다는 말에
우리 형님 오셨으니
제 복 아니면 할 수 없는 법
제비 박씨에 야단난 놀부
제비집에 손을 넣어 자끈
원수 갚는 박씨라
이 박 안이 궁금하다
어서 타서 황금옥을 지어볼까
4막_놀보가 기가 막혀
강남 가서 종살이 하려드냐
이는 재산을 뺏는 주머니라
돈이라면 귀신도 무섭지 않아
밀린 돈 받아 오라
양반 나와 결박, 걸인 나와 공박
놀부의 톱질 사설
안채가 안장하기 좋은 곳이라
놀보 놈을 잡아들여라
책속에서
굶어서 죽게 된 사람에게 먹던 밥 덜어 주고, 얼어서 병든 사람 입은 옷 벗어 주기, 늙은이의 짊어진 짐 자청하여 져다 주고, 장마 때 큰 물가에서 삯 받지 않고 건네주기, 남의 집에 불이 나면 살림살이 지켜주고, 길에 보물이 떨어져 있으면 지켜 섰다 임자 찾아주기, 청산에서 백골 보면 깊이 파서 묻어주며, 수절과부 보쌈하면 쫓아가서 뺏어놓기, 어진 사람 모함하면 대신 나서서 죄 없다고 밝혀내고, 애잔한 놈 횡액 당하면 달려들어 구원하기, 길 잃은 어린아이 제 부모를 찾아주고, 주막에서 병든 사람 있으면 본가에 기별하기, 자라나는 초목 함부로 꺾지 않더라. 남의 일만 하느라 한 푼 돈도 벌지 못하니 놀보 오죽 미워하랴.
고향 근처로 도로 찾아 한 곳을 당도하니 마을 이름은 복덕이요, 인심은 순후한데 빈집 한 칸이 서 있거늘 잠시 거처하여 살아보니 집 꼴이 말 아니어서 집 마루에 이슬 오면 천장에 큰 빗방울이 떨어지는구나. 부엌에 불을 때면 방안은 굴뚝이요, 흙 떨어진 벽 구멍에 바람은 화살 쏜 듯하네. 틈만 남은 헌 문짝에 빈 가마니로 창호하고, 방에 반듯 드러누워 천장을 바라보면 별자리를 붙인 듯이 이십팔수를 세어보고, 일하고 곤한 잠에 기지개를 불끈 켜면 상투는 허물없이 앞 토방에 쑥 나가고, 발목은 어느 새에 뒤란에 가 놓였구나. 밥을 하도 자주 하지 않으니 아궁이의 풀을 뽑았으면 한 마지기 못자리는 넉넉히 할 테거든.
“그래도 내가 알고 저래도 내가 아네. 몹쓸네라 몹쓸네라, 시아주버니 몹쓸네라. 하나 있는 그 동생을 보지 못한 지가 몇 해던가? 오늘같이 추운 아침 형 보자고 간 동생의 몰골을 보거드면 오려논제철보다 일찍 여무는 벼를 심은 논에 새 볼 터요, 의복을 보거드면 구럭무엇을 넣기 위하여 새끼를 그물처럼 떠서 만든 물건 속에 황육(黃肉) 든 듯, 얼굴은 누렇게 들뜨고, 말소리 기진맥진, 여러 해 굶은 줄과 금방 죽을 처지를 뻔히 알 터인데, 구완하긴 고사하고 저리 몹시 때렸으니 사람이 할 일인가? 애고애고 설운지고! 옛사람은 구름 보면 아우를 생각하고 수유꽃 함께 꺾어 놀던 때로 갈 수 없음을 탄식하였다는데, 우리 집 시아주버니는 어찌 그리 모질고 독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