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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여자도 사람이외다](/img_thumb2/9791193946220.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3946220
· 쪽수 : 246쪽
· 출판일 : 2024-08-06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1장_우리가 아니면 누구란 말인가
이상적 부인
혼인론, 여권론
K언니에게 여(與)함
2장_더 단단히 살아갈 길
모(母) 된 감상기
백결 선생에게 답함
생활 개량에 대한 여자의 부르짖음
3장_나를 잊고 어찌 살 수 있으랴
우애결혼, 시험 결혼
나를 잊지 않는 행복
아아 자유의 파리가 그리워
4장_여자도 다 같은 사람이외다
이혼 고백서
5장_살러 가지 말고 죽으러 가자
신생활에 들면서
구미 여성을 보고 반도 여성에게
독신 여성의 정조론
영미 부인 참정권 운동자 회견기
책속에서
시간이 촉박한데 어떻게 나를 기다려 달라 하겠고, 무슨 심사로 남 가는 것을 시기하겠소? 너 잘 가는 것이 내게도 영광이요, 나는 못 가더라도 너만 무사히 도착되어도 좋다. 허나 너무 달음질 말고 이따금 뒤 좀 돌아보아주오. 올라가지 못할 곳에는 손목도 좀 끌어주어야겠소. 다리가 아파 주저앉을 때 가야만 할 이유를 설명해주어야겠소. 믿건대 먼저 밟으시는 언니들이여! 푹푹 디디어 뚜렷이 발자취를 내어주시오. 좀체름하게 또 눈이 오더라도 그 발자국의 윤곽이나 남아 있도록. 깔려 있는 백설 위로도 만곡 요철이 보이건만 그 속에 묻혀 있는 탄탄대로는 보이지 않는구려.
남들의 욕과 칭찬은 이러하외다. 학문이 없다, 견식이 좁다, 용기가 없다, 기술이 부족하다……. 이런 욕을 먹습니다. 활발 영리하다, 웅변가다, 문장가다, 과학적 사상이 있고 철학과 이성을 가졌다……. 이런 칭찬을 듣는구려. 우리는 무의식중에 얌전을 부리나 남들은 의식으로 얌전을 부리고, 우리는 남의 흉내로 공손을 차리나 남들은 자각을 가지고 공손하는 것이외다. 우리는 남자를 원수같이 알고 남녀 양성 간은 육체로만 결합되는 줄 아는데 남들은 남자를 이해해 남성의 특징을 내가 취하기도 하고 여성의 장점을 그에게 자랑도 해 남녀 양성 간에 육(肉) 외에 영(靈)의 결합까지 있는 줄을 압니다.
“남자가 이해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여자도 능히 이해할 수 있다. 이로 추리해볼진대 여자의 본성적 이론, 즉 심리적 작용에는 조금도 남자와 다름이 없다. 일용의 직분에 이르러서는 혹 차별이 생길는지 모르겠다. 여자들아! 껍데기만 살지 말고 영혼이 있을지어다.” 절규함이 20세기 여자의 무대요. 언니! 우리 조선 여자도 이 무대상에 참석할 욕심을 가져야 할 줄 알아요. 루소의 말이“ 나는 학자와 장군을 만드는 것보다 먼저 사람을 만들겠다.” 했다 하오. 내가 여자요. 여자가 무엇인지 알아야겠소. 내가 조선 사람이오. 조선 사람이 어떻게 해야 할 것을 알아야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