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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변강쇠가](/img_thumb2/9791128866067.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우리나라 옛글 > 산문
· ISBN : 9791128866067
· 쪽수 : 195쪽
· 출판일 : 2024-03-11
책 소개
목차
옹녀가 뭇 사내들을 죽여 쫓겨나다
옹녀와 변강쇠가 길에서 만나 부부가 되다
변강쇠 부부가 지리산에 정착하다
변강쇠가 장승을 뽑아 불 때다
팔도 장승들이 변강쇠를 죽이다
중이 강쇠 치상하려다가 죽다
초라니가 강쇠 치상하려다가 죽다
풍각쟁이들이 강쇠 치상하려다가 죽다
뎁득이가 강쇠 송장을 넘어뜨리다
송장 여덟과 짐꾼 넷이 땅에 달라붙다
움 생원이 땅에 달라붙다
사당패가 땅에 달라붙다
옹 좌수가 땅에 달라붙다
계대네가 굿을 해서 사람들을 땅에서 떼어 내다
뎁득이가 변강쇠에게 빌어 짐꾼들을 땅에서 떼어 내다
뎁득이가 송장을 다 떼어 내고 돌아가다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중년에 맹랑한 일이 있던 것이었다. 평안도 월경촌에 계집 하나 있으되, 얼굴로 볼작시면 춘이월(春二月) 반개도화 옥빈에 어리었고 초승에 지는 달빛 아미간에 비치었다. 앵도순 고운 입은 빛난 당채 주홍필로 떡 들입다 꼭 찍은 듯, 세류같이 가는 허리 봄바람에 흐늘흐늘, 찡그리며 웃는 것과 말하며 걷는 태도 서시와 포사라도 따를 수가 없건마는 사주(四柱)에 청상살이 겹겹이 쌓인 고로 상부를 하여도 징글징글하고 지긋지긋하게 단 콩 주워 먹듯 하것다.
열다섯에 얻은 서방 첫날밤 잠자리에 급상한에 죽고, 열여섯에 얻은 서방 당창병에 튀고, 열일곱에 얻은 서방 용천병에 펴고, 열여덟에 얻은 서방 벼락 맞아 식고, 열아홉에 얻은 서방 천하에 대적(大賊)으로 포청에 떨어지고, 스무 살에 얻은 서방 비상 먹고 돌아가니, 서방에 퇴가 나고 송장 치기 신물 난다.
이삼 년씩 건너가며 상부를 할지라도 소문이 흉악할 텐데 한 해에 하나씩을 전례로 처치하되, 이것은 남이 아는 기둥서방, 그 나머지 간부, 애부, 거드모리, 새호루기, 입 한 번 맞춘 놈, 젖 한 번 쥔 놈, 눈흘레한 놈, 손 만져 본 놈, 심지어 치맛귀에 상촉자락 얼른 한 놈까지 대고 결딴을 내는데, 한 달에 뭇을 넘겨 일 년에 동반 한 동 일곱 뭇, 윤삭 든 해면 두 동 뭇 수 대고 설그질 제, 어떻게 쓸었던지 삼십 리 안팎에 상투 올린 사나이는 고사하고 열다섯 넘은 총각도 없어 계집이 밭을 갈고 집을 이니.
황·평 양도(兩道) 공론하되,
“이년을 두었다는 우리 두 도내에 좆 단 놈 다시 없고 여인국(女人國)이 될 터이니 쫓을밖에 수가 없다.”
양도가 합세하여 훼가하여 쫓아내니, 이년이 하릴없어 쫓기어 나올 적에, 파랑 봇짐 옆에 끼고 동백(冬柏)기름 많이 발라 낭자를 곱게 하고 산호(珊瑚) 비녀 질렀으며, 출유(出遊) 장옷 엇매이고, 행똥행똥 나오면서 혼자 악을 쓰는구나.
“어허, 인심(人心) 흉악하다! 황·평 양서 아니면 살 데가 없겠느냐. 삼남 좆은 더 좋다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