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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개신교) 목회/신학 > 신학일반
· ISBN : 9791194216384
· 쪽수 : 190쪽
· 출판일 : 2026-04-07
책 소개
이 책은 켈트 영성과 베네딕트 수도원 전통, 그리고 성서의 이야기들을 따라가며 경계의 의미를 새롭게 풀어낸다. 예수께서 병자와 죄인, 사마리아인과 이방인의 경계를 넘어 만남과 치유의 사건을 만들어 가셨듯, 경계는 갈등의 선이 아니라 새로운 관계와 이해가 시작되는 자리라는 것이다. 낯설고 불편한 ‘사이’의 공간을 견디는 용기 속에서 우리는 타인을 적이 아니라 이웃으로 바라보는 법을 배운다.
드발은 또한 경계를 공간뿐 아니라 시간의 차원에서도 발견한다. 새벽과 황혼, 하루의 시작과 끝처럼 삶에는 수많은 문턱의 순간이 존재한다. 저자는 수도원 전통의 수행인 ‘스타티오(statio)’, 곧 문턱 앞에서 잠시 멈추어 서는 작은 실천을 통해 바쁜 일상 속에서도 삶의 전환점을 의식하고 마음의 중심을 회복할 것을 제안한다. 나아가 불확실성과 낯섦을 두려움이 아닌 변모의 가능성으로 바라보도록 이끈다. 경계 위에서 멈추어 서고, 그 자리에서 타자를 환대하며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가도록 초대하는 책이다. 오늘의 갈등과 분열의 시대에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하는 영적 안내서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들어가며
1장 경계가 있는 풍광
다음으로 넘어가기 전: 문턱에 서서
2장 때와 계절: 빛과 어둠 사이 건너기
3장 삶의 변화를 끌어안기
다음으로 넘어가기 전: 성인들과 천사들과 함께 건너기
4장 안과 밖을 잇기
5장 때와 때 사이의 시간
후기
묵상을 위한 글
경계에 머무는 시들
시인들
삽화 찾아보기
책속에서
기획자의 말
매일 악몽같은 현실 가운데 허우적거릴 때가 있다. 전쟁과 폭력, 억압과 착취, 불평등과 양극화의 아우성은 점점 커져간다. 이런 시대에 다른 세계와 관계, 삶을 이야기하고 지향하며 살도록 앞장서야 할 종교 또한, 하나라도 더 가지고 힘 있는 이들의 편이 되거나 말로만 다르다고 떠들 때가 많다.
불평등과 양극화로 인한 파편화와 각자도생 그리고 좀 더 빠르고 효율적이며 하나라도 더 잘하는 쪽으로 몰아가는 가속주의가 기본값인 현대사회. 이런 사회와 교회에서는 너무나도 쉽게 필요한 자와 그렇지 않은 자를 나누며 쓰고 버리는 감각과 인식이 당연해진다. 그런 감각과 인식으로 사는 일상에 가득한 고통과 소외는 ‘나만 아니면 상관없는 일’로 여기며 사는 게 현명한 처세인 것처럼 여겨진다.
하느님 없는 듯 폭주하고 뒤따르는 사람들, 돌이킬 수 없도록 망가지는 지구생태계, 가난할수록 자신의 건강과 수면, 시간을 돈과 맞바꿔야만 생존할 수 있는 현대판 연금술. 그 가운데 소리 없이 하나둘 사라지는 존재들. 그 앞에서 우리는 예외일까? 상관없는 일일까? 종교와 사회변혁 운동의 공통점은 ‘상관없던 우리를 상관있는 존재와 관계로 만든다’는 점이다. ‘사회 속의 교회, 교회 속의 사회 프로젝트’는 그 둘이 어떤 하모니와 연대를 이루며, 어떻게 또 다른 세계와 관계라는 리듬에 맞춰 춤추듯 살아야 할지 알려 주는 좋은 이정표이다.
우리의 나자렛 예수 그리스도와 그를 따라온 이들은 한결같이 삶으로 증언하고 증명했다. 불평등과 소외로 인한 고통과 파편화는 분명 우리와 ‘상관있는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평등과 안전, 상호 의존과 서로 돌봄 그리고 감속주의를 지향하며 살아야 한다. 하느님 앞에 ‘필요 없는 존재’란 없다. 우리와 상관없는 존재나 일상도 없다. 그런 감각과 인식이 점점 깊어지고 넓어지는 수행의 일상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우리는 매일 실패할 수 있지만, 우리 하느님과 함께하는 한 끝내 승리할 것이다.
* 기획자: 자캐오 신부
한국어판 서문
지금 세계와 사회는 곳곳에서 경계를 긋다 못해 장벽을 세운다. 국가와 인종, 이념과 계급, 세대와 젠더, 지역과 문화가 사람을 가른다. ‘내 편과 네 편’의 진영 논리를 굳혀 간다. 흑백의 논리가 힘을 얻는다. 접경 지역에서 벌어지는 배제와 감시, 폭력과 전쟁은 그 참담한 결과이다. 누가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가, 누가 바깥에 머물러야 하는가를 판단하는 권력의 유혹이 달콤하다. 사람들은 복잡한 현실을 견디기보다, 단순한 구호와 안전한 편 가르기에 기대고 싶어 한다.
에스더 드발의 《경계를 살다》는 바로 이 확실성의 폭력에 저항하며, 모호한 경계를 다시 발견하도록 초대한다. 그에게 경계는 배제의 벽이 아니라 만남의 문턱이며, 삶의 전환점이자 하느님이 오시는 자리이다. 이 책은 종교 영성(주로 켈틱 영성)과 그리스도교 신앙 전통(주로 베네딕트 규칙과 수도회 전통)에 기대어, 은유의 시각과 상상력으로 길어 올린 영적 산문이다. 그러나 현실을 피하지 않으며, 여느 정치 비평서보다 날카롭고 대안적 삶을 향한 제안과 연습으로 가득 차 있다. 경계가 메마른 대결과 배제의 최전선이 되는 시대에, 경계를 새로운 시공간을 열어가는 “거룩한 문턱”으로 돌려놓는 실천적 지혜로 몸과 마음을 적신다.
*주낙현, 성공회 사제, 전례학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