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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 인물
· ISBN : 9791195063055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14-11-24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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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박람회장을 나온 이철환의 눈에 유독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여러 가지 안내 책자가 가지런히 꽂혀있는 곳에서 유독 눈길을 사로잡는 책자였다. 그것은 미래와 첨단을 전시하는 박람회와는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 과거의 인물이었다. 이철환은 그것을 집어 손에 들었다.
‘여수 손양원 기념관’
이철환은 책자를 펼쳤다. 그러고 보니 박람회장으로 오던 길에 무심히 흘려 보았던 손양원 목사 기념 오페라 공연 포스터를 보았던 것이 기억났다.
‘이 사람이 도대체 누굴까?’
책자 속 인물은 의문과 함께 호기심이 일게 했다.
집으로 소포 하나가 배달되었다. 그것은 평양 신학교 졸업장이었다.
갈 곳을 잃은 손양원은 한동안 방황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그는 산에 올라가 엎드려 몸부림치며 하나님께 매달렸다. 쌀을 가지고 가서 물에 불렸다가 한 주먹씩 씹어 먹으면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기도 했다.
‘하나님, 저는 이제 어찌 해야 하는 것입니까? 저에게는 힘이 없습니다. 과연 제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입니까? 말씀해주십시오, 하나님.’
일제강점기, 매서운 총칼 앞에 많은 이들이 무기력하게 굴복해야만 했다. 어떤 이는 일제에 순응하며 변절했고, 또 어떤 이들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세상을 외면하기도 했다. 그러나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는 이들도 있었다. 만약 예수님이 지금 이곳에 계셨다면 과연 어떤 길을 택하셨을까?
여러 날 동안 계속된 기도는 손양원에게 형언할 수 없는 평온을 가져다주었다.
“혹시 그거 아십니까? 예부터 사람의 침이 좋은 약이 된다고 하더군요.”
“목사님! 그……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손 목사가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하는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너무 아파하시니까 제가 입으로 피고름을 빨아볼까 하구요.”
“네? 그건 말도 안 돼요! 어떻게, 어떻게…….”
“아프지 않게 조심스럽게 하겠습니다.”
“목사님! 그러다가 우리처럼 문둥병에 걸리신다구요!”
“하하! 차라리 내가 나병에 걸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가까이 오지 말라고 뒷걸음치는 환자도 없을 것이고, 또 언제라도 여러분과 함께 웃고 떠들면서 놀 수
있지 않겠습니까?”
손 목사는 결국 환자의 상처 속 피고름을 아무렇지도 않게 입으로 빨아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