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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근대철학 > 근대철학 일반
· ISBN : 9791195327744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17-03-30
책 소개
목차
옮긴이의 해제 / 6
서론 / 39
제1부 세계론 / 91
제2부 인간론 / 103
제3부 철학론 : 철학의 자기 자신으로의 복귀 혹은 철학의 철학 / 177
프리드리히 슐레겔 주요 연보 / 201
참고문헌 / 204
책속에서
초기 독일낭만주의 사상과 관련하여 슐레겔의 철학의 핵심은 ‘알레고리론’에 있다. 무한자인 우주자연의 운동도, 이에 대한 의식의 운동도 알레고리를 낳는다. 삼라만상은 단순한 개체 혹은 사물이 아니라 무한자가 산출한, 무한자 자신의 알레고리로서 신성을 지닌다. 또한 인간의 의식 활동도 개념(=철학)과 감각적 표현물(=예술)을 무한히 산출한다. 그렇지만 인간의 의식을 통해 포착된 무한자에 대한 개념과 예술작품 역시 무한자 자체가 아니라 그것의 알레고리일 뿐이다.
알레고리론을 통해 우리는 슐레겔이 ‘신인동형론(神人同型論, anthropomorphism)’의 입장에 서 있음을 알게 된다. 무한자(=신성)의 운동도, 의식(=인간)의 운동도 모두 알레고리, 즉 상(像)을 만들어 낸다. 따라서 무한자와 의식의 본질은 공히 ‘상을 만들어내는 능력’, 즉 ‘상상력(Einbildungskraft)’이다.
낭만주의에서 인간의 본성은 이미 살펴본 대로 ‘숭고의 감정’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이래의 인간의 본성규정인 ‘이성성(=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다)’이 아니다. 인간의 이성성은 숭고의 감정에 토대를 두고 있다. 따라서 인간의 이성성이 근본적인 인간규정이 아니라 ‘인간은 숭고의 감정을 지니는 존재’가 근본규정이 된다. 숭고의 감정에 토대한 이상의 추구가 철학으로도 예술로도 나타난다고 할 때, 인간의 이성성은 인간의 규정과 관련하여 근본뿌리가 아니라 철학과 연관된 하나의 가지일 뿐이다.
낭만주의자에 의하면 모든 학문과 예술의 공동적 토대는 이성이 아니라 숭고의 감정(=미감적인 것)이다. 따라서 모든 학문과 예술은 미감적인 것을 토대로 재편되어, 하나의 종합적인 학이 되어야 한다. 바로 이것이 노발리스가 내린 지상명령의 핵심이다.
슐레겔에서 도덕과 종교는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도덕과 종교의 과제는 사회(=공동체)를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 즉 낭만주의자는 인간의 도덕적 삶과 종교적 삶은 사회를 매개로 해서만 실현된다고 본다. 나아가 사회와 정치는 불가분리적이므로(사회와 정치는 모두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polis’에서 유래한 개념) ‘정치’를 통해서만 인간의 도덕·종교적 삶의 실현이 가능하다고 본다.
인간의 본성에 따른 사회적 형태는 역사적으로 가족(혈연공동체=자연공동체), 위계(교회공동체=정신공동체)11), 공화국(국가공동체=자연공동체와 정신공동체의 종합)으로 나타난다. 사회 형태에 대한 이러한 역사철학적 인식하에 슐레겔은 정치를 통해 이루어야 할 가치(=이념)를 ‘자유와 공동체, 평등’으로 요약한다. 나아가 이 이념들을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사회(=정치)형태로 ‘무정부(Anarchie)’를 든다. 그렇지만 그것은 영원한 이상이므로 ‘공화국’의 수립을 자기 시대의 과제로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