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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95408207
· 쪽수 : 92쪽
책 소개
목차
크리스마스트리
크리스마스 에피소드(『험프리 님의 시계』에서)
크리스마스 만찬
나이 들어가는 우리에게 크리스마스란 무엇인가?
새해
작가 연보
주해
책속에서
“크리스마스에는 붉은색 망토가 잘 어울린다. 어느 크리스마스이브에 그 빨간 망토를 두른 소녀가 나를 찾아온다. 소녀는 바구니를 들고 크리스마스트리 자체가 숲이 된 길을 따라 나를 찾아온다. 그리고 변장을 하고 나타나 할머니를 잡아먹고도 간에 기별이 가지 않았는지 이빨에 대해 흉포한 농담을 건넨 후 자신도 삼켜 버린 늑대의 잔인함과 기만에 대해 알려준다. 그 소녀가 나의 첫사랑이었다. 나는 빨간 망토를 두른 소녀와 결혼할 수 있다면 완전한 축복을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내가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거라곤 저기 노아의 방주 안에 있는 늑대를 찾아내서 식사 대기 줄 맨 마지막에 세워 굴욕을 맛 보이는 게 전부였다.” -「크리스마스트리」본문 중
저 멀리 겨울 풍경 속으로 떠나 보자. 트리에는 그런 것들이 참 많다. 낮게 깔린 안개 낀 땅을 옆으로 장애물과 안개를 지나 긴 구릉 위로 반짝이는 별을 가릴 만큼 빽빽한 숲 사이 동굴 같은 칠흑의 어둠을 뚫고 나와 저택의 넓은 진입로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그 저택 대문의 종소리는 서리 낀 차가운 공기 속에서 깊으면서도 조금은 끔찍한 소리를 내고 경첩이 달린 문은 앞뒤로 흔들리며 열린다. 그리고 그 집의 문을 향해 다가갈수록 창문에 깜빡이는 불빛이 더욱 커진다. 나무들은 장엄하게 뒤로 쓰러지며 우리에게 길을 내준다. 온종일 겁먹은 산토끼가 간격을 두고 튀어나와 눈 덮인 잔디밭을 가로질러 달리거나, 토끼가 아니면 사슴 떼가 멀리서 된서리를 밟는 달그락거리는 소리로 짧게나마 침묵을 깬다.
-「크리스마스트리」본문 중
신사에 대한 나의 관심은 여전했다. 식사를 끝낸 그의 앞에 마개가 있는 포도주 한 병이 놓였다.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포도주병을 마침내 그가 들어 올려 떨리는 손으로 잔을 채우고 그 잔을 입술로 가져갔다. 그 순간 크리스마스가 되면 늘 말해 왔던 간절한 소망과 사랑을 다짐했던 어떤 이들의 이름이 그의 입술 위에서 살며시 떨렸다. 서둘러 잔을 내려놓은 그가 다시 잔을 들었다 다시 내려놓으며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그랬다. 눈물이 뺨을 훔치며 흘러내렸다고 나는 확신한다.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본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