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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5823079
· 쪽수 : 404쪽
· 출판일 : 2016-11-14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왼쪽 엄지발가락
2 오빠
3 가위눌림
4 추억은 흉터를 남기지 않는 상처
5 연애 감정
6 타자기 소녀
7 시리우스
8 수분리에 살고 있는 허봉니 씨와 지금도 수분리에 살고 있는 허봉니 씨
9 마트료시카 만들기
10 술집 안티 카메라
11 약속
12 내려가라, 그 길이 올라가는 길이다
13 솔베이지의 노래
14 붉은 부리 찌르레기
15 바다와 별과 바람과 시와 섬, 그리고 새
16 새는 사람처럼 걷는다
17 개와 늑대의 시간
18 고래자리의 오메가성
19 산에서 온 편지
20 거울 속에 있는 낯선 남자
21 거울 뉴런
22 오래된 사랑은 새처럼 걷는다
23 한 마디도 그 뜻을 알 수는 없다
24 섬이 움직인다
25 보이지 않았던 사랑의 섬, 무인도
26 이삿짐 정리
27 클래식 메리 제인
28 사랑을 위한 여생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청춘은 새를 닮았다. 모래사장에 난 새의 발자국을 발견하고 쫓아가도 결국에는 새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새의 발자국이 지상에서 끊어지는 이유는 날개가 있기 때문이다. 날개가 있어 지상에서 계속 이어지지 않는 발자국. 그러나 우리가 보지 못할 뿐 새의 발자국은 계속 하늘로 이어진다. 바로 저기 저 하늘이다. 하늘이 아름다운 이유는 별이 빛나서가 아니라, 새가 있어서였다.
봄이 왔다고는 하지만 응달진 골목길에는 아직 차가운 바람이 잔설을 날리면서 맴돌고 있었다. 한겨울에는 건물의 울타리처럼 보였던 개나리와 진달래가 피어올랐고, 갈라진 길바닥의 돌 틈에서도 민들레가 고개를 내밀며 올라오고 있었다. 꽃이 피어오르자 나무가 자신의 이름을 되찾았다. 은행나무도 그랬다. 꽃은 나무의 이름표처럼 보였다.
섬에서 보이는 불빛은 모두가 신호이다. 저기에 누군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안심등’과 같은 것이었다. 마을에 떠오르는 불빛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별빛으로 보였다. 하늘에는 은하수가 쏟아질 듯이 떠올랐다. 바다의 어둠은 그 푸른 기운으로 더 깊어진다. 한없이 깊다는 말은 바로 바다를 두고 하는 말이다. 빛깔 역시 마찬가지였다. 섬에 우뚝 솟아 있는 등대와 등대 근무원들이 내보내는 등불이 간헐적으로 번쩍 움직이면서 섬을 마치 항해 중인 배처럼 보이게 했다. 문을 열면 이곳이 섬인지 배 위인지 알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