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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95949953
· 쪽수 : 568쪽
· 출판일 : 2017-09-27
책 소개
목차
제1부
볼티모어
시카고
줄리아드
파리
라비 샹카르
나디아 불랑제
동방 순례
리시케시, 카트만두, 다르질링
도모 계곡의 지혜로운 보석
카타칼리와 「사티아그라하」
네 가지 길
제2부
뉴욕으로 돌아오다
연주자로 데뷔하다
미술과 음악
케이프브레턴
뉴욕의 이스트빌리지
「해변의 아인슈타인」
제3부
오페라
음악과 영화
캔디 저니건
콕토 삼부작
나오며
옮긴이의 말
필립 글래스 작품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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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대학을 갓 졸업하고는 ‘진짜 인생’을 시작하고 싶어 잔뜩 안달이 나 있었다. 내게 진짜 인생이란 곧 음악가로서의 삶이라는 것을 아주 어린 시절부터 알고 있었다. 머리가 굵기도 전부터 이미 음악에 끌리고 있었고, 거기에 강한 유대감을 느꼈으며, 그것이 곧 나의 길이 될 것임을 직감했다.
아버지는 오로지 혼자 힘으로 음악에 대한 지식과 감식안을 쌓아 갔고, 결국에는 실내악을 비롯한 고전음악뿐만 아니라 현대음악에 대해서도 세련되고 풍부한 식견을 갖추었다. 저녁을 먹고 나면 안락의자에 앉아 거의 자정까지 음악을 들었다. 아버지가 틀어 놓은 음악을 몰래 들으면서 내 귀도 좀 트였다. 우리 집은 볼티모어 다운타운 주택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립주택이었고, 형과 나의 침실은 거실 바로 위에 있었다. 음악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나는 몰래 침대에서 빠져나와 계단 중간쯤에 걸터앉아 한참을 귀 기울였다. 아버지가 고개만 돌리면 들킬 위치였지만 한 번도 걸린 적은 없었다. 어쩌면 내가 거기 있는 것을 알고도 내버려 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아주 어릴 적부터 아버지와 ‘함께’ 음악을 나눈 밤을 헤아릴 수 없었다.
찰리 파커는 젊은 시절 내가 가장 존경한 천재였다. 아직 비하이브에 출입할 수 없었던 시절, 나는 창문 너머로 그를 여러 번 보았다. 내게 찰리 파커는 비밥의 바흐였다. 그처럼 색소폰을 부는 사람은 달리 없었다. 그의 알토 연주는 ‘끝내준다’는 말로도 부족할 만큼 대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