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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6322540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20-07-20
책 소개
목차
1장 김정옥
2장 박영수
3장 김문일
4장 이동철
5장 강진만
6장 장 선생의 아내
7장 위기일발
8장 마지막 순간
9장 장 선생
해설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정옥은 지갑을 꺼내려고 앞에 든 가방 지퍼를 열었다. 그때 누군가 왼쪽 팔뚝을 거칠게 잡아챘다.
“어머, 왜 이러세요?”
정옥은 발끈하며 왼쪽을 휙 돌아보았다.
누군가 곧 팔뚝을 놓아 주었다. 다시 앞으로 얼굴을 돌린 정옥은 가방을 내려다보았다. 어깨를 파닥 떨며 비명을 질렀다.
“어머나! 어머나!”
다시 장 선생이 책상에 올라섰다. 영수는 입술을 깨물며 장 선생의 종아리를 세게 때렸다. 뒤이어 일흔 명에 이르는 아이들이 차례로 나가 똑같이 회초리를 잡았다. 일흔 번에 걸쳐 짝 소리를 낸 장 선생의 종아리 빛깔이 시퍼렇게 바뀌더니 핏물이 흘렀다.
장 선생이 책상에서 내려와 다리를 쩔뚝이며 교실 문으로 향했다.
“나 대신 반장이 종례를 하고 아이들을 집에 보내라.”
이튿날 아침에 아이들은 창밖을 내다보며 입을 벌렸다.
“어, 저기 좀 봐!”
“선생님이 리어카를 타고 오셔!”
“손님들 가운데 말을 함부로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저보다 한참 어려 보이는데, 대놓고 반말을 합니다. 기껏 밥 한 그릇을 사 먹으면서요. 이것 갖고 와라 저것 갖고 와라, 그러면서 온갖 심부름을 다 시켜요. 그때마다 정말 죽을 맛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장 선생이 빵모자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하나 물어봅시다. 사람이 밥을 먹지 않고 살 수 있습니까?”
“아니요, 못 살지요.”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밥 앞에 ‘기껏’이라는 말을 붙이면 안 되지요. 기껏 밥 한 그릇이라니요. 그리고 선생께서 식구들을 먹여 살리려면 돈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 돈은 누구 주머니에서 나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