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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96950101
· 쪽수 : 512쪽
· 출판일 : 2020-06-19
책 소개
목차
감사의 말
들어가며_사람과 동물은 동등하지 않다
제1장_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존재들
도덕적 입장과 도덕적 지위/도덕적 존재는 쾌락과 고통을 느끼는가-지각 능력/도덕적 존재는 욕구에 따라 행동하는가-행동 능력/행동 능력만으로 충분한 도덕적 입장/도덕적 존재가 누려야 할 복지
제2장_사람과 동물은 평등해야 하는가
사람과 동물이 동등하다는 관점-단일주의/누가 더 많은 복지를 잃는가/사람의 삶과 동물의 삶/도덕적 지위는 계층마다 다르다는 관점-계층주의
제3장_동물에게 복지를 나눠주는 방법
복지 분배의 원칙들/단일주의가 분배 문제를 대하는 방식/교착 상태에 빠진 단일주의
제4장_복지의 가치는 어떻게 구분되는가
복지 분배와 계층주의/적절하게 조정된 복지 수준/도덕적 지위는 복지의 가치에 차이를 만드는가/고통은 똑같이 고통일 뿐이라는 주장/도덕적 지위를 감안한 복지의 가치
제5장_무엇이 도덕적 지위를 결정하는가
도덕적 지위를 갖게 하는 특성들/모든 돼지가 아닌 ‘이’ 돼지와 ‘저’ 돼지-개체주의/도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들/무엇이 될 수 있는가-잠재적 지위/무엇이 되었는가-양식적 지위
제6장_계층주의에 대한 몇 가지 우려들
도덕적으로 치명적인 차별-엘리트주의/사람보다 더 높은 도덕적 지위-우월한 존재/심각한 정신 장애인을 바라보는 문제-가장자리 상황/평범한 사람들 사이의 능력 차이-정상적 편차
제7장_단일주의는 의무론이 될 수 있는가
결과주의와 의무론/절대적 의무론과 단일주의/온건한 의무론과 단일주의/몇 가지 계산
제8장_동물에게는 의무론적 권리가 없는가
동물은 의무론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제한적 의무론/자율성은 사람만의 특성인가/충분한 자율성이라는 어불성설/전부냐 전무냐, 이분법적 특성
제9장_동물을 아우르는 계층적 의무론
약한 권리 강한 권리/권리의 임계치와 도덕적 지위에 관한 방정식/동물의 권리를 침해하기 위한 조건/더 살펴야 할 도덕 원칙
제10장_동물에게 자기방어권이 있는가
스스로를 지킬 권리/사람에 대한 동물의 자기방어권/동물에 대한 사람의 자기방어권/동물에 대한 동물의 자기방어권/더 살펴야 할 비례 원칙
제11장_제한적 계층주의라는 대안
적절한 계단 함수/실천적 현실주의/새롭게 태어난 계층주의/제한적 계층주의는 편리한 허구인가
나오며_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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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직 사람만 헤아려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받아들이는 상식은 오히려 동물들은 헤아림을 받고 있으며, 다만 그것이 사람과 같은 수준의 헤아림은 아니라는 것이다. 동물이 사람보다 덜 배려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여기에도 의견이 일치되지 않는 커다란 틈이 존재한다. 규범윤리학에서 원래 논의되던 ‘사람에 대한 사람의 윤리 문제’에 더해 이제는 그 범위를 확장시키는 새로운 문제까지 대두됨으로써 더 무겁고 어려워졌다. 우리가 동물을 헤아리긴 하지만 사람보다는 덜 배려한다는 것과, 우리가 동물을 어떻게 헤아리고 있는지 설명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다시 말해 동물을 사람보다 덜 헤아린다는 말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설명해야 한다는 의미다. 만약 동물의 이익과 사람의 이익을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헤아릴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들어가며: 사람과 동물은 동등하지 않다」 중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뱀이나 다람쥐가 위 질문을 이해한다면 그들 역시 인간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질문을 이해해 답을 할 수 있다면 이미 뱀이나 다람쥐가 아니라 사람이다. 이 말의 의미는 우리가 사람이기에 다른 동물보다 더 나은 삶을 산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지, 동물은 인간이 아니므로 사람이 자신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산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우스꽝스러운 말인가 하겠지만, 나는 오직 사람만이 지금 우리가 여기에서 제기하고 있는 질문을 이해한다는 대단히 중요한 핵심을 찌른 것이다. 사람만이 어떤 종류의 삶이 다른 종류의 삶보다 가치 있는지 없는지 질문하고 고민하고 대답할 수 있다. 우리끼리만 할 수 있다. 따라서 동물로부터 들어야 할 대답을 사람에게 던지고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비판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죽은 사람들로부터 대답을 들어야 확실히 알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좋다는 판단을 무시해야 할까? 물론 이런 고민과 비판도 무의미하지 않으며 우리의 사고를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어쨌든 그렇기 때문에 동물윤리 문제를 사람끼리만 논한다는 사실만으로 우리의 질문과 답변이 무시될 수는 없다.
--- 「제2장: 사람과 동물은 평등해야 하는가」 중에서
내가 가장 타당하다고 여기는 입장은 사람의 복지뿐 아니라 동물들의 복지 문제까지 함께 다룰 수 있는 ‘분배 원칙’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논의했듯이 동물의 분배 요구는 이와 관련된 사람의 요구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약하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어떤 동물이 분배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 강도는 해당 개체의 ‘도덕적 지위’에 따라 달라지므로 지위가 낮은 동물들은 이에 비례해 약한 요구 권리를 갖는다.
여기에 부합하는 가장 적절한 접근방식은 비합리적이고 불공정한 분배 형태와 관련해 우리가 최소한 이론적으로는 동물 역시 분배를 요구할 권리를 가졌음을 인정하면서, 기존 분배 형태의 비합리적이고 불공정한 입장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요컨대 도덕적 지위에 적절한 형태의 계층적 관점을 도입함으로써 분배 원칙의 중요성을 깨닫고, 동물도 이런 이론의 범주에 포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동시에, 설득력을 상실한 단일주의를 배격해야 하는 것이다.
--- 「제3장: 동물에게 복지를 나눠주는 방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