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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6990770
· 쪽수 : 248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최선을 다하는 일이 무의미하지 않다는 믿음
1부 부디 용기를 내면 좋겠다
우연히 발을 들인 멋없는 시작일지라도
버티는 것도 그만두는 것도 용기다
첫 면접의 애타는 심정을 기억하는지
매사에 열정적이면 옥상에 불려간다
자신의 일을 후배에게 미루지 말라
무엇도 나보다 소중한 건 없다
더 알고 싶다_첫 번째: 이제 시작하는 취재작가
2부 항상 힘냈으면 좋겠다
상대방의 속사정을 살피는 자세
정의감만으로 일할 수 없다는 사실 인정하기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 서방이 받는다
일 못해도 살아남는 법
정시퇴근이란 무엇인가
더 알고 싶다_두 번째: 교양물, 라디오, 드라마까지 도전하는 방송작가
3부 그래도 웃었으면 좋겠다
상사의 한 마디에 울고 웃던 시절
비상구였을지도 모를 비밀 사내 연애
나는 서강대교가 무너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혼자서는 못할 일을 함께여서 해내다
반드시 해낸다, 그래야만 한다
차라리 몰랐으면 마음 편했을 일
여전히 유효한 조언, ‘훌훌 털어 버려라’
더 알고 싶다_세 번째: 유튜버를 꿈꾸는 현직 방송피디
4부 최선을 다했던 그때를 기억하면 좋겠다
떡볶이로 찾는 일의 여유
불안해할지언정 괴로워하지는 말자
낯설고 두려운 ‘처음’을 위로하면 안 되나요?
그의 분노는 나와 우리를 위한 것이다
누구도 예외일 수 없는, 실수의 추억
한 귀로 듣고 흘리는 능력이 필요하다
더 알고 싶다_네 번째: 메인작가는 ‘인력 사무소’
5부 이제는 나를 챙기면 좋겠다
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지언정
우아한 방송의 태도에 대하여
워라밸은 해법이 될 수 없다는 깨달음
힘들지 않은 일 없고, 힘들게 살지 않는 사람 없다
지금도 누군가는 밤을 새우고 있다
에필로그: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해야 하는 것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현재의 방송 시스템 안에서는 건강을 지키며 일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내가 방송작가 일을 접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보람도 사명감도 다 좋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소중한 건강을 잃는다면 앞으로의 날들은 누가 보상해 주며, 지난날이 과연 아름답게 느껴질까. 이제 정말 더는 못 견디겠다 싶을 때, 그땐 참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무엇도 자신보다 소중한 건 없다는 걸 기억했으면. 아프면 아프다고, 그만두겠다고 말하는 당신이면 좋겠다.
-‘무엇도 나보다 소중한 건 없다’ 중에서
나는 결국 인정했다, 정의감만으로 일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관계가 얽힌 수많은 사람을 통과하고 여러 단계를 거쳐 곱게 정제된 ‘방송용’ 내용만 텔레비전 밖으로 나간다는 사실을. 하나씩 포기하고 타협해야 할 일이 앞으로도 무궁무진할 것이며, 내가 그 벽과 싸울 만큼 단단하지도 용감하지도 못하다는 것을. 정의감만 불타던 서브작가였던 나는 어느덧 세월이 흘러 그 선배만큼 연차가 쌓였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여전히 그들 앞에서 을이었고, 오히려 더 바싹 고개를 조아려야 하는 입장이 됐다. 메인작가가 되어서야 내가 서브작가였을 때 맞았던 돌들이 커다란 바윗돌의 부스러기였다는 걸 알았다.
-‘정의감만으로 일할 수 없다는 사실 인정하기’ 중에서
나는 매일 아침 버스를 타고 서강대교를 건너 여의도로 출근했다. 방송이 코앞인데 아이템을 잡지 못했거나 출연자 섭외를 못했을 땐, 다리가 무너져 버렸으면 했다. 내 의지로 멈추지 못하는 시간을 불가항력이 막아 줬으면 했던 것이다.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세상은 온통 난리가 나고, 한동안 방송 아이템 걱정은 덜 것이다. 하지만 진정 원하는 바는 그게 아니었다. 하루를 통으로 자 버리고 ‘내 쉬는 날은 도대체 누가 훔쳐 갔냐’며 원망할 새도 없이, 또다시 여의도행 버스에 오른다. 서강대교를 건너며 차창 밖을 바라본다. 따사로운 햇살이 그녀를 위로한다, 스물다섯의 나를 응원한다.
-‘나는 서강대교가 무너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