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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97040627
· 쪽수 : 230쪽
· 출판일 : 2021-03-23
책 소개
목차
007 덕암엔 왜 간다는 걸까 그녀는
043 편지 읽는 여자
077 당신의 바다는
125 카프카를 읽는 밤
165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번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현관 문턱을 넘어섰고, 문을 닫기 위해 돌아섰다. 밖에 서 있는 그녀의 골똘한 눈과 마주쳤다.
“괜찮으시다면…… 좀 들어오시지요.”
하고 나는 말해버렸다. 그녀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내게는 그렇게 보였다-안으로 들어섰다. 뭔가 이상스럽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느꼈지만 어떻게도 돌이킬 수는 없었다.
_‘덕암엔 왜 간다는 걸까 그녀는’ 중에서
“그가 온다는 걸 알면서 왜 덕암엔 갔던 겁니까?”
그녀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발갛게 익어 있는 그녀의 얼굴에서 나는 여름 바다 물결 소리를 들었다. 대답을 궁리하고 있는 건지, 내 목에 걸린 목걸이를 감상하고 있는 건지 나로선 알 수 없었다. 그녀에게 공연한 걸 묻고 있는 거라고 후회했다.
_‘덕암엔 왜 간다는 걸까 그녀는’ 중에서
뭔가를 읽지 않는 게 낭비인지, 뭔가를 읽는 게 낭비인지 이젠 잘 모르겠다. 어쨌든 그녀는 바랜 종이 위의 깨알같은 글씨를 읽었고, 나는 읽지 않았다.
‘편지 읽는 여자’ 중에서
난 그를 무작정 위로하고 싶어져서 그렇게 말했다. 작가가 못 됐다는 것에 대한 위로가 아니라(나는 작가가 됐다는 것을 위로받고 싶은 사람이다), 누구든 위로받아야 할 구석이 있는 거고, 그에게도 어김없이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서 위로해주고 싶었을 뿐이다. 그러나 난 더 이상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아, 그랬었구나, 꿈, 꿈이라는 것……” 하고 혼자 중얼거렸다.
_‘당신의 바다는’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