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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한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97057618
· 쪽수 : 328쪽
책 소개
목차
게토의 주인 ……… 6
에필로그 ……… 315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해할 수가 없네. 같은 인간인데 왜 누군가는 우릴 사랑해주고 또 누군가는 우릴 죽이는 거지? 그곳 녀석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딱히 벌을 받을 만큼 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던데. 그 인간놈도 미친 게 틀림없어. 이유 없이 개들을 죽이고 있잖아.”
“이유가 없진 않지. 그렇게 개들을 기르는 건 잡아먹기 위해서니까.”
“잡아먹는다고? 인간이 우리를?”
“그래. 우리가 쥐를 잡아먹듯이 그들도 고기를 먹어. 인간이 동물을 가까이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그야 인간이 동물을 사랑하기 때문이지. 사랑하지 않는데 왜 먹이를 주고 쓰다듬어주고 잠을 같이 자겠어? 그런데 그게 잡아먹기 위해서라고?”
“잡아먹으려는 이유도 있고, 다른 이유도 있어. 너의 주인도 너를 사랑했겠지?”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사랑했었을 거야.”
“왜 너를 사랑했을까?”
“사랑하는 데 이유가 있어?”
“이유가 없는 게 이상한 거야. 모든 행동에는 동기와 보상이 따른다구. 너를 사랑함으로써 네 주인이 얻는 건 뭐였을까?”
“우리 엄마아빠는 나한테 뭔가를 바라지 않았어.”
“아니. 네 주인은 너를 가졌다는 데 만족감을 느꼈을 거야. 결국 자기의 행복을 위해 너를 선택한 거지. 아무런 기쁨도 보상도 따르지 않는 일을 누가 하려고 하겠어? 인간은 개처럼 귀엽지도 아름답지도 않아. 네 주인은 너를 소유하고 바라보고 쓰다듬고 느끼며 매일매일 대리만족하고, 너를 길들이고 통제하고 순종적으로 만들어서 널 지배하고 있다는 우월감도 느꼈을 거라고. 그럼 이번엔 반대로 물어볼게. 넌 왜 네 주인과 함께 살았지?”
“내가 엄마아빠를 선택한 게 아냐. 넌 사랑에도 목적이 있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난 안 그래. 애초에 내가 목적이 있어서 엄마아빠를 사랑한 게 아니란 말이야. 오히려 난 선택을 받은 입장이라고.”
“넌 그들의 선택을 회피할 수도 있었어. 선택을 받아들인 이유가 뭐야?”
“그야 나도 그들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지.”
“왜 마음에 들었는데?”
“글쎄 뭐, 나한테 잘해주니까. 부드럽게 쓰다듬어주고, 긁어주고, 맛있는 것도 많이 주니까. ……아아, 이런.”
- [살아있기 위하여] 편에서 발췌
대자연의 주인은 누구인가.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기보다 자연을 정복해 주인이 되려는 바벨탑의 길을 택했다. 자연을 마음대로 가공해 인간만의 구역을 만들었고, 그 구역 안에서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들은 마치 원래 지구에 살지 않았던 이방의 존재인 양 불청객 취급을 받는다. 동류 집단의 구역 게토, 변방의 약자들이 모인 그곳에서 결국 진정한 주인이 되는 자 인간일까, 동물일까. 아니면 그 모두를 포함하는 자연일까.
- 에필로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