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97264146
· 쪽수 : 500쪽
· 출판일 : 2025-05-12
책 소개
목차
머리 없는 기사 3
메두사, 처녀성 21
헤드리스 원 29
사라진 사람들 38
체액들 49
의식 67
사정하는 여성 주체 81
암흑 유물론의 여명 1 - 기저 유물론의 출현 96
가능성의 우주 115
초현실적, 투기적, 점성학 124
암흑 유물론의 여명 2 - 밀교주의 146
주체성의 지도제작법 162
유령과 괴물 180
기생하는 주체 199
암흑 유물론을 찾아서 1 216
암흑 유물론을 찾아서 2 - 선물 242
고딕 세계 261
고딕 주체 281
두더지 296
들뢰즈와 가타리의 자본주의 비판 316
성의 정치경제학 345
게임하는 소녀와 늙어가는 사람들 365
중독자, 잉여인간 390
행위주체성, 계약적 주체 411
거시정치와 미시정치 433
보편적 기본소득 454
후기 478
인명 찾아보기 489
주요 용어 찾아보기 493
저자소개
책속에서
머리 없는 기사가 방랑자를 찾아왔을 때 방랑자는 비록 죽음의 공포로 몸을 떨게 되겠지만, 한편으론 비로소 잠들 수 있다는 사실에 기꺼이 기뻐한다. 불면의 꿈, 환각, 가능성의 지도를 끝장내는 것은 모든 방랑자들의 동병상련의 꿈이다. 머리 없는 기사는 미친자, 방랑자, 여행자, 구도자들의 혼이다.
기호는 환경과 혼의 꿰멤, 이어붙임의 수술과정이다. 언어는 최초의 연금술이자 변신술이다. 그 마법을 통해 눈앞의 세계가 비로소 가시화되는 것이다. 이것이 환경이 질서로 전환되는 원리, 대지와 코스모스의 원리다. 그러나 우주는 또 다른 전개의 원리가 있다. 무질서의 원리가 그것이다.
내 눈길을 끈 것은 두족류의 화석들이었다. 그것은 밤하늘에 새겨진 별자리를 닮았다. 우주와 돌과 암모나이트, 지하에 묻혀 있는 해골, 땅 위를 구르는 떨어져 나간 머리들, 무두인(無頭人)의 혼이 자리한 두개골. 나는 두족류가 살아 움직이며 지하 깊은 곳에서 흙을 뒤적이며 숨을 불어넣고 돌을 쪼개거나 쪼개진 돌을 짜 맞춰 쇠를 만들고 있는 상상을 했다. 광부들, 야금술사, 유리 세공사들로서의 두족류 이미지가 너무 강렬했던 나머지 끝내 내게 이 머리 없는 기사 이야기를 쓰게 만들었다. 지하에 파묻힌 머리. 머리 없는 기사의 그 머리는 지하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 자신의 터를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