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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320439
· 쪽수 : 252쪽
· 출판일 : 2021-02-26
책 소개
목차
제1부 여자 셋만 살았던 집에는
1. 나의 페미니즘은 왜 엄마를 밀어내는가 10
2. 이혼한 부모를 가진 이에게 18
3. 이혼시 고추없어구 여자셋만살아동 만만한번지 25
4. 자영업자의 딸 33
5. 한여름밤의 꿈 39
6. 달려라, 효원 44
7. 비혼을 말하면서 결혼을 생각하는 건 51
8. 페미니스트가 남자를 사랑하는 일이 가능할까 (상) 56
9. 페미니스트가 남자를 사랑하는 일이 가능할까 (하) 63
제2부 머뭇거리는 순간들
1. 소화되지 않는 말과 기왕의 다정함
2. 약자‘도’ 상처를 준다
3. K가 김희철에게 했어야 하는 건
4. 숏컷 그리고 탈코르셋 소회
5. 탈코르셋과 페미니스트의 조건
6. 바디 포지티브 대실패
7. 뜨거운 굴과 프로준비러
8. 우리는 사랑보다 미움에 소질 있는지 몰라
9. 죽은 사람은 말이 없지만
제3부 무해함에 관하여
1. 균형감각
2. 성당에서의 사춘기
3. 교수님과 개수작 (상)
4. 교수님과 개수작 (하)
5. H는 힙스터의 H
6. N번방을 대하는 당신의 정확한 언어
7. 거기 무해하려고 죽은 사람이 있었다
제4부 엉성한 사람
1. 어느 날의 성형외과
2. 사랑에 무능했던 20대 후반의 초상
3. 전 연인의 결혼 소식
4. 내 친구 김진희
5. 나의 게이 친구 슈에무라
6. 승객과 택시
7. 도전, 비건!
8. 윗집 아저씨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 책은 90년생 여성 임지은이 살아오며 마주한 것 중 덜 모르겠는 것 위주로 써내려간 수필이다. 임지은이 근 몇 년간 써온 것 중 가장 나은 실패작들이며, 임지은의 애매한 마음들이 거기 있음을 저 나름 존중해온 결과이다. 책은 페미니즘 에세이라고 알려질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보여도 괜찮고 그렇지 않아도 괜찮다. 내 삶을 이야기하려는데 내가 사는 사회를 경유하지 않을 수는 없고, 몇 년간 페미니즘은 내가 그 사회와 더불어 내 마음을 응시하게 하는 힘을 길러주었으니까.
― ‘서문’ 중에서
그런 걸 떠올리며 나는 카메라를 가져오고, 사진을 찍기 싫다는 미경을 어르고 보채 가끔 사진을 찍는다. 그래도 우리 엄마가 제일 예뻐, 같이 맥락 없는 말을 뱉으면서 자꾸 미경에게 말을 걸고, 내가 즐거워한다는 걸 숨기지 않으면서 자꾸 미경에게 다가간다. 실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음을 쏟아가며 자꾸 미경에게 기대한다. 내가 아는 가장 제대로 된 사랑을 나도 흉내 내보는 것이다. 현상한 필름 속 미경은 나를 보며 아기처럼 웃고 있다. 나는 메모를 열고 사진을 붙인 뒤 우리가 가진 건 과정뿐, 이라고 적어두었다.
― 1부 1장 ‘나의 페미니즘은 왜 엄마를 밀어내는가’ 중에서
나는 이혼가정이라는 단어가 싫지 않다. 그 단어는 내가 무엇을 겪어낸 사람인지 알려주는 동시에 내 부모가 이별을 회피하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다. 단단한 사람들만이 부서질 수 있다. 정면으로 상실해본 내 가족의 얼굴들은 부서졌지만 사라지진 않았고, 단지 이별한 자리에 남아 윤슬처럼 부드럽게 반짝이고 있다.
― 1부 2장 ‘이혼한 부모를 가진 이에게’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