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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97881435
· 쪽수 : 302쪽
· 출판일 : 2023-01-10
책 소개
목차
1부
신臣들이 생각건대, 해마다 파견되는 왜인倭人은 끊이질 않고, 간사한 무리들이 오가며 서로 통해 일의 기미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일기 중초본 광해5년 계축癸丑 3월20일
죽은 옥 서계가 살아있는 첩을 죽이다
괴소문
김병욱
왜관 수사
소환
이길수
임미선
만남
전성칠
제연순
제안
2부
이번 달 22일에 일본국 객사客使인 현소玄蘇와 평경직平景直이 종왜從倭·격왜格倭 3백여 명을 이끌고 바다를 건너 상륙하여 왜관倭館에 도착하였습니다.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일기 중초본 광해1년 기유 3월26일
교역 재개
동래부사 이안눌
경장정은慶長丁銀
선위사宣慰使 이지완
왜 사신 접대 1 - 기유년 3월 24일
왜 사신 접대 2 - 기유년 3월 25일
왜 사신 접대 3 - 기유년 3월 27일
3부
부산인 이춘영이 왜관에서 잠상 행위를 한 것이 발각되어 체포되다.
접대사목록초接待事目錄抄
이춘영
임 행수
잠상 개시
옥 서계
임시 차출
왜관 선창
잠상 체포 1
잠상 체포 2
잠상 체포 3
4부
동래 잠상 임소가 금이 많아 동래 부사까지도 마음대로 부렸는데, 더구나 역관 정도가 어떻게 금지할 수 있었겠습니까?
조선왕조실록 인조실록2권, 인조1년 임진壬辰 7월 4일
상단회의 1
상단회의 2
하동댁
갈라진 시선
사밀무역 1
사밀무역 2
담판
5부
지난 달에 조령鳥嶺 길목에서 도적이 행상인을 죽이고 은자銀子 수백 냥을 탈취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일기 중초본 광해5년 계축癸丑 4월25일
실패
부녀父女
조령鳥嶺 1
탈출
조령鳥嶺 2
복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죽은 옥 서계가 살아있는 첩을 죽이다
임진년 이래 7년 전쟁이 끝난 후 기장 고을은 폐현이 되고 동래로 합속 됐지. 그때 기장에 옥 아무개가 살았는데 머리가 보통 비상한 게 아냐. 동래부사가 소문을 듣고 “그자를 불러오너라.” 하고는 면면을 살피는데 글은 글대로 줄줄줄, 산법은 산법대로 줄줄줄, 왜어倭語는 왜어대로 줄줄줄이란 말이야. 그렇지 않아도 새로 생긴 왜관으로 골치가 아프던 차에 너 잘 만났다 무릎을 치며 관속을 시켰더랬지. 그래서 맡은 게 왜관의 서류를 담당하는 서계書契라는 관직이야. 이 사람이 서계직을 하면서 돈을 많이 벌었는지 첩도 하나 얻었더랬지. 그런데 이게 또 화근이 될지 누가 알았겠어? 동래부 복천동에 작은 집을 차리더니 본가에는 아예 가지도 않아. 늙어 든 바람이 더 무섭다고 밤낮을 안 가리고 열을 냈나봐. 허! 열이 왜 나겠어? 다 알면서들 왜 그래? 하여간 과하게 색을 탐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사람이 시름시름 말라가. 그러다 픽 쓰러지더니 곧 위중하게 됐어. 본가에선 서둘러 옥 씨를 데려다가 간병했지만 곧 저승으로 가고 말았다네. 쯧쯧, 그러니 다들 허튼 생각 말고 집에 있는 각시한테나 잘 하라고.
하여간 각설하고. 이제부터 잘 들어봐, 이야기는 지금부터니까.
뜻밖의 부고를 받은 동래부 젊은 아전들이 기장으로 문상한다며 동래 북문으로 가는 중이었어. 아, 그런데 이놈의 옥 씨가 멀쩡히 살아서 북문으로 들어오는 거 아냐? 모두 놀라는 중에 하나가 옥 서계한테 말을 걸었지.
“당신 부고를 받고 문상 가던 참인데 이리 살아있으니 다행이네!”
그러고는 술이나 같이 하자고 하니 순순히 따라와. 그래서 일단 주막으로 우루루 몰려갔지. 거기서 술 한 잔 받아 마시고 안주 한 점 먹은 옥 서계가 혀를 차더니 이런 말을 하더래.
“여보게들 고맙네. 헌데 지금 내 첩년이 다른 놈 품에 안겨 있다네. 이 꼴을 그냥 두고 저승에 갈 수가 있나? 사실 지금 그년을 죽이러 가던 참이었네.”
그렇게 말하고 말릴 틈도 없이 벌떡 일어나 복천동으로 향했다는 거야. 아전들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옥 씨가 먹었던 술과 안주가 그대로 남아있지 않나!
“이거 심상찮구나.” 하고는 여러 명이 옥 서계의 뒤를 몰래 따라갔지. 작은 집에 도착하니 젊은 여자가 누구를 대접하려는지 부엌에서 뚜구닥 거리며 냄새를 풍기고 있더래. 그런데 방금까지 앞에 있던 옥 서계가 쓰윽 사라져 버린 거야. 모두가 놀라서 수군거리는데 갑자기 여자가 부엌칼로 자기 배를 푹 찌르고는 눈을 까뒤집고 자빠져 버리는 거야. 옥 서계는 그 후로 보이지도 않고 며칠 뒤 초상 끝났다는 소식만 들려오더래. 하아, 기가 찬 이야기지.
뭐? 무슨 거짓부렁을 그리 늘어놓냐고? 허어, 난들 어찌 알겠나…, 진짜고 가짜고 간에 요즘 경상도 일대에서 이 이야기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