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서양사 > 로마사
· ISBN : 9791198241429
· 쪽수 : 355쪽
· 출판일 : 2024-05-1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왜 로마인가, 왜 로마 공주인가
1부 아우구스투스의 손녀들과 피비린내 나는 집안싸움
1. 강해야 살아남는 로마
2. 불륜과 독살로 얼룩진 막장 드라마
3. 가족애를 삼킨 권력욕
2부 폭군 네로와 비운의 자매
4. 정절은 목숨보다 소중하다
5. 사랑 없는 결혼, 비극 부른 추앙
3부 서로마의 황혼에 물든 파란만장한 삶
6. 황제의 딸, 황제의 아내, 황제의 어머니
7. 로마 공주, 야만인의 첩이 되다
4부 동과 서로 나뉜 제국의 공주들
8. 40년간 동로마 제국을 지배한 성녀
9. 쉰 살 넘도록 결혼하지 못한 여제
10. 마지막 여제의 초연한 삶
5부 동로마의 중흥과 몰락을 지키다
11. 첫 여성 사학자가 된 황녀
12. 반란과 독살, 제국의 명맥을 끊다
13. 망국의 공주에서 제3의 로마로
참고 자료
연표
가계도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지배자 시선으로 쓴 로마 제국의 역사는 등장인물만 바뀌는 막장 드라마 같았습니다. 스쳐 지나가듯 나타나서 곧 사라지는 로마 공주를 발견할 때까지 이런 답답함은 이어졌습니다. 로마 공주들은 전쟁과 정복과 권력과 음모를 주도하거나 그 속에 속절없이 휘말리지만 여성성이 지닌 가치를 지키려 분투한 흔들리는 존재였습니다. 어릴 적 즐겨 본 만화 영화 주인공처럼 구원자 왕자님을 만나 행복하게 살아가는 예쁜 공주님이 아니라 현실 속 공주들의 삶이 궁금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로마 공주에 빠져들었습니다.
아그리피나는 아우구스투스의 외손녀라는 혈통에 한껏 자부심을 느꼈지만, 남편과 아이들 앞에서는 자부심을 내세우는 대신 헌신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시어머니처럼 남편과 자식을 조용히 돌보는 내조의 여인이던 아그리피나는 남편이 죽은 뒤에는 좀더 적극적이고 강인한 모습으로 바뀌었죠. 그렇지만 오랫동안 정치판에서 동떨어져 지낸 탓에 권모술수나 이간질, 표정 관리에 능하지 않아서 쉽게 간악한 세야누스의 표적이 됐죠. 그런 탓에 자기뿐 아니라 아들들까지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살벌한 정치에 뛰어들어 ‘악녀’라는 오명을 쓴 여성들이 재평가되는 오늘날에도 소 아그리피나를 보는 시선은 여전히 차갑습니다. 고모인 리빌라에 비견되는, 아니 리빌라를 뛰어넘는 세기의 악녀로 손꼽히죠. 후계자 세 명을 죽인 리빌라에 견줘 숙청 규모가 크고, 리빌라가 세야 누스에게 의존한 반면 아그리피나는 자기가 앞장선 탓이죠. 뒤집어 보면 아그리피나가 어머니나 고모보다 더 큰 능력을 발휘한 셈입니다. 황후가 되지 못한 어머니 대 아그리피나와 리빌라에 견줘 소 아그리피나는 황후뿐 아니라 태후까지 됐고, 단순히 내조에 머무르지 않은 채 정치에 직접 관여했죠. 사절 접대하기, 회의 몰래 듣기, 도시에 자기 이름을 새겨 넣기 등 황제만 할 수 있는 행동까지 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