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8265159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3-06-07
책 소개
목차
“이것은 슬픔과 무관하다”
“걷고 걷는다”
“쓸 수 없는 문장들 - 남아 있는 것중에 남아 있는 것”,
“사라지는, 살아지는”
“삶이라는 병명”
"중립적 자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세상을 깊이 바라보는 것만큼 자신을 이룬다는 사실에 가능한 많은 것을 감각 속에 담아내려 노력한다. 외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끝없이 바라보고 그 장면으로 들어가는 상상을 멈출 수 없다. 나는 내가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입장을 취한 채 세상을 계속해서 탐험한다. 많은 것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한다. 이해가 되지 않을 때는 그 삶에 직접 들어가서 타자의 정신에 동화하는 마음으로 알아가려고 한다.
어제도 오늘도 이곳에 앉아 미지로, 내 사경 밖으로 미끄러져 간 차량을 바라본다. 내가 예측할 수도, 관여할 수도 없는 삶의 반경 밖으로 모르는 자들이 모르는 곳으로 넘어간다. 또다시 모르는 장면이 속수무책으로 또다시 눈가를 파고들었다가 점차 어두워지는 풍경 속에서 모두는 붉은빛을 내며 사라졌다. 이번 생에서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발생과 소멸을 반복하고 있었다.
우리는 각자가 해석하고 바라본 하루를 내부로 모조리 집어삼킨다. 잠식된다. 침몰한다. 깊은 밤이 찾아들면 드디어 모두는 더더욱 혼자인, 각자의 우물 안에서 자신의 두 다리를 굽힌 채,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았음을 안도한다. 그리고 그 안도가 이내 나를 집어삼킨다는 것을 슬퍼한다. 그렇게 하루 이틀, 한 해, 두 해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