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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8870063
· 쪽수 : 262쪽
· 출판일 : 2025-05-06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지키는 검
과호흡
직조된 세상
환희에 찬 환멸
토끼풀 잎새
거섶과 연주자와 작곡가와 산
벌레와 유리창과 나
바람 지옥
친구는 나의 힘
비 내리는 풍경이 짙다
손톱을 깎기와 중도의 길, 귀신의 길
우리는 나쁘지 않다
날선 웃음
여름의 눈
웃음소리
저기 저 눈부신 세상
슬픈 더위
웃음 찬양
쏟아지는 축복
세월의 더께가 틔우는 푸른 잎
우연
평행과 트라이앵글
권태
세상을 지배하는 어둠을 가르며 야수의 눈동자가 밝힌 빛
기브 앤 테이크
바흐를 듣는 시간
시간의 큐브
경제성과 쾌락주의자
통증은 도적처럼 찾아오지 않는다
SNS와 눈
휘어지는 프레임
Hoc est corpus meum
비 내리는 날들
대청소 대오각성
죽은 나무의 말
내게 비둘기 같은 평화
너의 목소리
믿음
반짝반짝 열기구 여행자
다만, 간결하게
설날, 설 날
조금 빈, 반소유 소요(逍遙)
함박눈과 바깥이 낭만적일 수 있으려면
『해리포터』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사이에서
해바라기가 되는 법
향유 바르는 시간
홍대 소음의 다정함
흐르는 길
나오는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무수히 아팠던 시절의 일기 같은 것이다. 청소년기 때부터 시작된 중증 우울증은 길고 긴 세월을 흘러 조울증으로 변이해 갔다. 여성혐오와 아동·청소년 혐오로 얼룩졌던 젊은 시절에 아주 큰 교통사고를 겪고 범불안장애가 자리 잡았다. 비둘기만 거리에 있어도 무서워서 피하느라 차도로 뛰어든 정신 나간, 사실은 공황 상태가 잦은 나날이었다. 불안장애는 공황을 몰고 왔다. 조울증은 수면장애와 짝이었다. 번아웃된 상태로 직장을 그만둔 이후 메니에르가 찾아왔다. 지독한 어지러움은 앉아 있든 누워 있든 제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이명과 구역감은 필수 옵션이었다. 이 모든 것들이 중첩돼 차츰 심신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던 시절, 살기 위해 글을 썼었다. 어떻게든 살아내기 위해서 어떻게든 존재하기 위해서, 쓰면서도 다 헛되고 무의미하다고 한숨짓다가도, 그래도 나는 나를 기록해야 한다는 알 수 없는 마음을 따라갔었다.
자신에게만 침잠하고 골몰하며 바라본 세상을 써내기도 했고 때로는 세상에서 수합되는 사건들을 살피고 고민하고 드러낸 내 이야기이기도 했다. 골몰하는 나도 관찰하는 나도 모두 세상과 내가 관통하는 순간에 이뤄진 고통과 기적의 순간이었다. 관통하는 것은 고통을 수반한다. 관통한 틈으로 캄캄한 어둠이 밀려 나오고 나면 비로소 거기에 빛이 스며든다. 바로 기적의 순간이 있다. 캄캄한 어둠이 반짝이는 그 틈을 헤집고 벌리고 바라본다. 이 책은 이런 기록을 담아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