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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9167049
· 쪽수 : 298쪽
· 출판일 : 2026-05-28
책 소개
목차
여는 글(개정판)
여는 글
1부 지금-여기에서, 그녀들의 페미니스트 여정기
-한 페미니스트 할매의 페미니즘 | 강문순
-진정한 목격자로서의 삶 | 우순열
-안전한 울타리를 찾는 여정으로서의 나의 페미니스트-되기 | 이채령
-칠성과 정순 | 신박진영
2부 페미니즘으로 다시 만난 딸, 엄마, 나의 삶
-90대 종부(宗婦)의 유쾌한 외출 | 이양희
-여성학을 공부하면서 생각하게 되는 엄마의 삶 | 곽선희
-내가 바뀌자 세상이 불편해졌다 | 유경화
3부 나의 페미니즘에서 모두의 페미니즘으로
-각자의 삶에 곧장 말을 건네는 모두의 페미니즘을 위해 | 김민정
-우리, 페미니즘 지역 정치로 현실을 바꿉시다! 델마와 루이스처럼 | 박서새솜
-혐오의 시대를 넘어서: 개인의 경험에서 사회적 성찰로 | 성수진
-경산여성영화제를 기억하며 | 최영희
4부 현장에서, 여성주의로 말하기
-나는 1호 성폭력 전문수사관 마스터이다 | 곽미경
-페미니스트 금박은주 | 금박은주
-나는 불량간호사였다 | 임은경
-점에서 선으로 그리고 면으로 | 이덕자
오마주 Hommage
-조주현 교수님을 기억하며 | 권명진
-그립고 그리운 강세영 선생님께, 편지로 안부를 전합니다 | 최윤희견
편집인 후기
주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의 어머니는 페미니스트였다. 1920년 제주도의 한 마을에서 태어나 학교는 다녀보지도 못한 나의 어머니가 페미니스트란 용어를 알 리도 없었고,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했을 리도 없지만 나는 나의 어머니가 페미니스트였다고 확신한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해방과 한국전쟁을 경험하며 살아 온 그 시절 대부분 어른들이 그러하듯이 나의 어머니도 격동하는 질곡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어 오신 분이다.
불평등한 젠더 규범은 오랜 세월 나의 욕망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었다. 권력과 규범에서 자유롭기를 갈망하는 몸과 이분법적 틀 안에서 자유롭지 못한 몸이 내면에서 부대끼곤 했다. 사랑 역시 의심스럽고 나를 삼켜버릴 듯하여 ‘페미니스트에게 사랑은 어떤 방식으로 드러나는 것인가?’를 추적해 나갔다. 다행히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는 여성주의 대명제는 나를 겁 없이 여기저기 담장을 넘도록 만들었다. 은밀한 성(性)이야기부터 생태영성에 관한 주제까지 ‘여성’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담장을 기웃거렸다.
이웃, 울타리, 공동체. 이런 단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조여오는 듯한 답답한 느낌이 들었을 때가 있다. 한때라고 하기엔 유년 시절과 청소년기 내내 그러했다. 나는 담장, 자물쇠, 넝쿨과 그림자처럼 은신을 도와주는 말이 좋았다. 마을의 뻥 뚫린 구조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몰래 숨어있을 구덩이가 잔뜩 필요했고, 스치는 사람의 표정을 신경 쓰지 않는 무신경함을 원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주목하고 있어서 내 몸이 투명해지길 바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