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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으)로 232개의 도서가 검색 되었습니다.
9791194706137

변신

프란츠 카프카  | 니케북스
13,500원  | 20250620  | 9791194706137
아무도 가지 않았던 문학의 새로운 길을 발견한 선구적인 작가 카프카 그가 일을 마치고 고된 몸을 추스르며 써 내려간 《변신》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첫 문장과 함께 무시무시할 정도로 독창적이고 기괴한 아름다움을 만난다 《변신》, 《심판》, 《성》 등의 문제작을 남긴 명실상부 20세기 문학의 최고봉 프란츠 카프카. 카프카는 독선적이고 억압적인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에게 순종하며 일 때문에 늘 부재중이던 어머니 때문에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 상처는 평생토록 치유되지 않았으며 역설적으로 이런 불행한 경험이 ‘카프카적(위협적이고 수수께끼 같은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느끼는 불안과 혼란스러움)’인 문학의 토대가 되었다. “어느 날 아침 뒤숭숭한 꿈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흉측한 벌레로 변해 침대에 누워있는 걸 발견했다.” 위 문장으로 시작하는 《변신》은 아무런 맥락 없이 초현실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이로부터 파생되는 한 인간의 비극을 지극히 간결하고 사실적인 문체로 그려낸다. 환상 동화에서나 볼 수 있는 설정이지만, 이것을 풀어나가는 독창적인 전개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보다 더 현실적일 뿐 아니라 현실의 모순과 문제를 더욱 극명히 보여주는 무시무시한 현실 세계가 펼쳐진다. 왜 카프카인가? 부조리한 세계 앞에서 개인이 느끼는 무력감과 공포를 상식을 뛰어넘는 초현실적 상황으로 풀어낸 것이 카프카 문학이다. 카프카는 우리가 꾸는 꿈을 문학의 한 장르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즉 카프카는 양말을 뒤집듯이 순식간에 꿈과 현실을 뒤집어놓고는 독자에게 낯익은 현실을 달리 보기를 요구하고 있다. 어떻게 달리 볼지는 독자 개개인에게 달려 있으며 정답은 없다. 평소 “자신보다 더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처럼,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인적 없는 숲속으로 추방당한 것처럼, 자살처럼 충격을 주는 책이 필요하다.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한 카프카는 그의 지론대로 세기를 초월하여 독자에게 자유로운 방법으로 제한 없는 영역에서 상상력과 판단력을 펼칠 수 있는 무한한 장을 제공하고 있다.
9788997732081

세계의 작가를 만나다, 보태니컬아트 (12인의 작가, 100가지 작품)

신소영 (엮음)  | 니케
0원  | 20201113  | 9788997732081
전 세계의 보태니컬 아티스트들은 어떤 재료와 기법으로 그림을 그릴까? 색다른 보태니컬아트 작품을 접하고 싶었던 독자라면 이 책에 주목할 것. 각 나라를 대표하는 12인의 아티스트가 각각의 개성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을 공개한다. 보태니컬 아티스트들은 저마다의 시선으로 대상을 바라보고 그 속에 담긴 아름다움을 찾아내며, 그것을 각자만의 방식으로 독자에게 전달한다. 100가지의 아름다운 보태니컬아트 작품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소장 가치가 있다. 하지만 작가들이 식물의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었는지, 또 어떤 기법을 사용했는지 등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연구한다면 이 책은 보태니컬 아티스트를 위한 교재로서의 역할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
9788997732074

사실은 어렵지 않았어, 보태니컬아트 : 색연필 초급편 (색연필 초급편)

한국보태니컬아트협동조합  | 니케
19,800원  | 20200430  | 9788997732074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꽃과 식물의 모습을 관찰해 세밀하게 그리는 보태니컬아트. 실물에 가까울 정도로 정밀하게 그리는 그림이라 초보자들의 경우 도전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비교적 접근이 쉽고 사용이 간편한 색연필로 시작해보면 어떨까? 이 책은 보태니컬아트를 색연필로 그려보는 보태니컬아트 기법서이자 입문서이다. 한국보태니컬아트협동조합 소속 전문 작가 9명이 참여했으며, 오랜 기간 학생들을 가르치며 쌓아온 노하우를 이 책에 모두 담아냈다. Part 1에서는 선을 긋고, 명암을 만들고, 혼색을 연습하며 그림의 기초를 다지고, Part 2에서는 꽃, 잎, 열매 등 식물의 세부를 자세히 관찰하고 그려본다. 본격적인 보태니컬아트가 시작되는 Part 3에서는 30가지의 꽃과 식물을 단계별로 따라 그리고, Part 4에서는 아름다운 보태니컬아트 작품을 감상하며 창작의 영감을 얻는다. 부록으로 9점의 도안과 혼색 컬러차트, ‘나만의 컬러차트 만들기’ 양식을 제공한다.
9791194706205

아큐정전

루쉰  | 니케북스
13,500원  | 20250930  | 9791194706205
루쉰, 20세기 중국 사회를 정면으로 고발하다 중국 현대문학의 첫 진동, 『아큐정전』 희화화된 한 인간이 겪는 비극에 담긴 민중의 자화상 중국 현대문학의 출발점으로 꼽히는 루쉰의 《아큐정전》은 시대와 인간을 응시하는 기록이다. 신해혁명 전후 혼란스러운 농촌 사회를 배경으로, 이름조차 제대로 불리지 못하는 하층민 아큐의 삶을 통해 당대 중국 민중의 모습과 사회적 모순을 생생하게 드러냈다. 루쉰은 “아큐의 형상은 이미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몇 년 동안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중국 국민성의 은유적인 상징과도 같은 아큐의 일생을 포장 없이 묘사함으로써, 근현대 중국 사회의 병리와 혁명의 한계를 명확히 짚어냈다. 주인공 아큐는 늘 억압받고 굴욕당하지만, 자신만의 방식인 ‘정신적 승리법’으로 고통을 합리화한다. 흔히 쓰이는 ‘정신 승리’라는 표현이 바로 이 작품에서 비롯되었다. 이 희극적이면서도 비극적인 자기기만은 한 개인의 특성을 넘어, 변화의 기로에 선 민중의 무력함과 봉건적 사고를 상징한다. 루쉰은 아큐라는 인물을 통해 현실에 맞서지 못하는 집단적 심리를 날카롭게 풍자하며, 혁명조차 진정한 구원을 가져오지 못했던 시대적 아이러니를 포착했다. 아큐는 당시 사회를 살아가던 중국인의 특징을 꼬집듯이 담아 조형한 인물이다. 그는 무지와 자기기만으로 점철되어 있지만, 독자가 그를 비웃는 순간 곧바로 우리 사회와 개인 안에도 동일한 모습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루쉰은 아큐의 부정적인 면모를 조명함으로써 중국인의 자기 각성을 촉구한 셈이다. 《아큐정전》은 풍자를 통해 스스로의 모순과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자기반성의 거울과도 같은 작품이다. 《아큐정전》은 사회뿐만 아니라 문학적으로도 큰 전환점을 이루었다. 고전적 문체 대신 구어체를 적극 활용하여 새로운 문학 언어를 구축했고, 개인의 삶과 사회 비판을 전면에서 결합해 중국 현대소설의 토대를 마련했다. 또한 인간의 나약함과 자기기만이라는 주제를 통해 시대를 넘어서는 보편성을 획득했다.
9791194706236

정념과 미덕

귀스타브 플로베르  | 니케북스
13,500원  | 20251120  | 9791194706236
세상과 인간에 대한 비범한 통찰, 다각적인 연애 감정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 “이 책에는 슬프고, 씁쓸하고, 어둡고, 회의적인 생각들이 담겨 있다. 직접 찾아보시길.” - 〈시향용 향기 혹은 떠돌이 광대들〉 에필로그 中 - 《마담 보바리》로 사실주의 문학이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한 작가 플로베르는 이미 열 살 무렵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의 10대 시절 작품들을 묶어, 사후 《젊은 날의 글들Oeuvres de jeunesse》이 출간되었다. 여기에 수록된 작품들 중 〈정념과 미덕〉은 그가 열여섯 살, 〈시향용 향기 혹은 떠돌이 광대들〉은 열다섯 살에 쓴 작품이다. 성인 플로베르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어린 플로베르의 작품에서도 사실주의에 입각한 분석적 시각이 생생하게 작용하여, 독자는 등장인물 중 누구에게도 감정이입을 하지 못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관찰자적 시점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런 냉엄한 사실주의적 문체는 사람들이 흔히 ‘달콤함’이라는 일차원적인 시각으로 정의하는 연애 감정을 다양한 시각을 총동원하여 바라보게 하는 장치가 된다. 어린 플로베르가 바라보던 연애관 역시 성인 플로베르가 바라보던 연애관과 마찬가지로 비범한 통찰력을 반영한 무시무시하고 비관적인 세계관을 투영한다. 표제작 〈정념과 미덕〉은 남편에게 충실하고 자녀들을 극진히 아끼며 유복한 가정을 꾸려나가던 귀부인 마짜가 무도회장에서 만난 바람둥이 에르네스트를 사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그린다. 마짜는 에르네스트와의 연애로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지만 결국 에르네스트에게 버림받고 그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광기에 가까운 욕망과 집착으로 스스로 파멸해 간다. 이 얼개는 약 20년 후에 탄생할 대작 《마담 보바리》의 밑그림처럼 보인다. 〈시향용 향기 혹은 떠돌이 광대들〉은 극도로 추한 외모의 마르그리트와 요정처럼 아름답고 요염한 미녀 이자벨라다가 같은 남자를 사이에 두고 벌이게 되는 또 하나의 파멸적 비극이다. 부부인 페드리요와 마르그리트는 세 아이와 함께 곡예단을 꾸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 가족들만의 조악한 잔재주로는 지독한 추위와 가난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결국 다른 도시로 돈 벌 기회를 얻기 위해 이동하던 중, 또 다른 곡예사 가족 이장바르와 이자벨라다를 만나 서로 합동 곡예단을 꾸리게 된다. 너무도 젊고 아름다운 이자벨라다 덕분에 이 조합은 금세 호황을 누리게 되고 돈을 벌게 되지만, 페드리요와 이자벨라다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마르그리트는 파괴적인 광기와 분노, 질투에 휩싸이게 된다. 플로베르는 이 두 이야기에서 정념을 잘 다스리고 미덕과 도덕성을 지키며 사는 것이 바람직한 연애관이자 참인생이라는 도덕적 교훈을 설파하려고 한다거나, 사랑 앞에서 온몸을 불사른 인물들을 애틋해하거나 찬양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는 극단적인 형태의 연애 이야기 두 편을 예로 들어 복잡한 연애 감정이라는 영역을 집중적으로 뜯어보면서 인간이라는 존재의 근원적인 감정들이 인간의 삶에 어떻게 작용하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 감정들에 죄의식을 느끼거나 고통과 불안에 시달리는 것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인가의 철학적 질문까지 독자 스스로 사유하기를 유도한다. “이 책의 철학적 사상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는 슬프고, 씁쓸하고, 어둡고, 회의적인 생각들이 담겨 있다. 직접 찾아보시길.”(이 책에 수록된 〈시향용 향기 혹은 떠돌이 광대들〉의 에필로그 中) 왜 지금 플로베르인가? 플로베르는 근대 사실주의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로 문학사의 걸작으로 남은 《마담 보바리》 외에도 《살람보》, 《감정 교육》 등 사실주의 문학의 교과서적인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했다. 그의 작품 세계는 19세기 사실주의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사실주의라는 틀 안에 갇히지 않고 꾸준히 인간의 심리와 언어적 예술의 완결성을 동시에 추구하여 상징주의와 현대 소설의 길을 열어주었다. 플로베르를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한 작가의 문장을 음미하는 일이 아니라, 문학이 어떻게 예술로서 스스로를 정립했는지를 목격하는 일과 같다.
9791194706144

별 헤는 밤

윤동주  | 니케북스
12,600원  | 20250625  | 9791194706144
짧은 생을 살다 갔지만 한국 현대시의 별이 된 윤동주 하늘을 우러러 양심을 지키려던 지식인의 고뇌 극한의 자기 성찰이 현재의 우리에게 주는 울림 윤동주는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직접적인 저항보다 내면의 도덕성과 순결한 언어를 통해 조용한 투쟁을 펼쳤다. 자신의 대부분의 시에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은 삶을 추구하며, 자기 성찰과 윤리적 긴장을 감내하는 한 인간의 진실된 목소리를 담았다. 〈서시〉, 〈자화상〉, 〈별 헤는 밤〉 등의 대표작은 한국 현대시사에서 상징적 위치를 차지하며,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삶과 존재, 시대와 윤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왜 윤동주인가? 마음을 지키는 언어로 승화한 윤동주의 시 윤동주의 시는 직접적인 저항이나 정치적 언어 대신, 침묵과 성찰, 기도와 윤리의 언어를 통해 시대를 견디고 저항했다. 이처럼 내면화된 저항은 윤동주 시의 가장 중요한 미학이자, 한국 현대시가 도달한 윤리의 정점으로 평가된다. 그의 시는 기독교적 세계관, 도덕적 인간상, 고요한 서정성이라는 특징 속에서 시대를 넘어서는 보편적 울림을 지니고 있다. 윤동주의 유일한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한 청년의 짧은 생애가 남긴 언어의 유산이자, 고요하고 투명한 언어로 시대를 견뎌낸 내면의 기록이다. 그의 시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독자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촉발한다. 그의 시를 읽는 일은 단순한 감상의 행위를 넘어서, 삶과 시대, 그리고 양심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는 문학적 경험이 된다. 그의 새로운 일면: 동시 작가 윤동주 윤동주는 어린 시절부터 유독 시를 좋아했고 그가 중학생 무렵인 14세를 전후하여 이미 시를 쓰기 시작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는 전체 31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지만, 그가 쓴 동시와 습작, 산문 작품을 포함하면 더 많은 작품들이 남아 있다. 이번 《별 헤는 밤》에서는 한국인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윤동주의 잘 알려진 작품들에 더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동시와 산문 작품을 선별하여 수록하였다. 윤동주의 동시는 특유의 맑고 투명한 언어, 도덕적 감수성, 자연과 생명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살아 있다. 산문 역시 문학적인 아름다움뿐 아니라 시대적 고뇌와 자기반성을 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9791198887887

마더 카브리니 (세상 가장 낮은 땅에 희망의 제국을 일구다)

시어도어 메이너드  | 니케북스
16,200원  | 20251120  | 9791198887887
국경과 언어의 벽을 넘어 약자의 편에 서다 ‘마더 카브리니’의 자리는 언제나 도움의 손이 절실한 곳이었다 2025년 우리는 ‘취약하고 낯선 이웃’에게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가? 1889년 한 이탈리아 수녀는 그들을 진실한 사랑으로 품었다. 이탈리아 이민자로서 스스로도 차별을 겪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빈곤과 질병, 편견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평생을 바친 그녀의 삶은 국적과 인종을 넘어선 ‘환대의 윤리’를 보여준다. 사회적 장벽을 뛰어넘은 그녀의 무한한 연민은 폐쇄적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하나의 지시등처럼 빛날 것이다. ‘미국 최초의 성인’이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미국 본토의 신부나 사제를 상상하겠지만, 그 주인공은 이탈리아에서 건너온 한 수녀였다. 1946년 7월 7일, 프란체스카 카브리니는 교황 비오 12세에 의해 미국의 첫 가톨릭 성인으로 시성되었다. 그녀는 이탈리아 이민자를 위해 조국을 떠나 아메리카 대륙 전역과 유럽을 누비며 손 닿는 모든 약자를 위해 힘쓰는 데 평생을 바쳤다. 20세기 가톨릭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그녀는 ‘마더 카브리니’로 불리기에 마땅하다. ‘마더’란 가톨릭에서 수녀원 원장이나 수도회의 설립자 등 중요한 직책을 맡은 연장 수녀에게 종교적 존경과 애정을 담아 붙이는 호칭이다. 물론 성인으로부터 배움을 얻으려면 성인의 위치나 이름보다도 그 살아온 행보와 이뤄낸 행적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녀의 삶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미국의 이민사와 가톨릭 역사를 아우른다. 2024년 개봉한 영화 〈카브리니〉는 그중 뉴욕에서의 선교 활동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영화로 전부 담아내지 못한 미국 첫 가톨릭 성인의 삶, 그 나머지 90퍼센트가 바로 이 책 《마더 카브리니》에 담겨 있다. 신실한 가정의 자녀로 태어나 ‘신의 비둘기’ 같은 아이였던 유년부터, 몸이 약해 수녀회 입회를 거절당했으나 결국 한 수녀회를 이끄는 수장이 된 젊은 시절.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전 세계로 나아가 미국과 남미, 유럽 등지에 67개의 학교와 병원, 고아원을 세우며 각지의 이민자와 빈민을 위한 구체적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성인이 되기까지 그녀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체키나’란 애칭으로 불렸던 소녀가 ‘마더 카브리니’라 불리기까지의 여정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약자들을 품에 안은 ‘이민자의 수호성인’ 1950년 바티칸은 마더 카브리니를 이민자들의 수호성인으로 공식 발표했다. 그녀는 자립하기 힘든 가난과 차별 속에 놓인 이민자, 특히 여성과 어린이를 돌보기 위해 고아원과 학교, 병원을 세웠다. 그녀는 단순히 하루 치 양식을 베푸는 식으로는 이민자들의 삶을 바꿀 수 없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마더 카브리니는 이민자들이 기본적인 생존과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뉴욕을 비롯한 미국 전역에 학교와 성인 교육 기관을 설립하여 언어와 직업 교육을 제공했다. 고아원을 세워 버려진 아이들을 보호했으며, 콜럼버스 병원과 같은 의료 기관을 건립하여 이민자들이 차별 없이 치료받을 수 있게 했다.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에 이미 ‘여생이 2년’ 정도란 진단을 받을 만큼 병약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누구보다 강인한 추진력으로 약자들의 공동체를 확장해 나갔다. 낯선 땅에 정착한 이탈리아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었으며, 정부 기관도 외면했던 그들을 혼신의 힘을 다해 돌보았다. ‘The World is Too Small’이라는 책의 원제처럼, 그녀의 활동은 국경을 넘어 세계 곳곳으로 뻗어 나갔다. 카브리니는 어린 시절 운하에 빠진 탓에 물을 무서워했음에도 목표와 사명을 위해 대서양을 20번이 넘도록 건넜다. 그녀가 방문한 많은 지역에 필요한 시설이 보이면, 그녀는 다른 시급한 일이 있지 않은 이상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시설의 설립을 도왔다. 가끔은 종교적, 개인적 불화로 인해 머물던 지역에서 쫓겨나거나 계획이 불발되는 일들도 일어났다. 보통 사람에겐 결의가 꺾일 만한 난관도 마더 카브리니에게는 세상 가장 낮은 곳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헌신할 또 다른 기회일 뿐이었다. 오직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위해 굳건한 믿음과 확신으로 전진하는 이에게는 나아갈 길만이 보였다. 67년의 삶, 67개의 시설 미국이 수많은 이민자를 맞이하던 19세기 말, 마더 카브리니는 직접 부르고뉴호를 타고 뉴욕에 도착해 이탈리아 이민자들의 현실 속으로 들어갔다. 이 전기는 단순히 가톨릭 성인의 생애에 관해 다루지 않는다. 낯선 땅에서 차별을 마주하면서도 끝내 길을 열어간 한 여성의 모험담이자, 한 세기의 사회 운동사다. 마더 카브리니의 업적은 영적 헌신뿐만 아니라, 예수성심선교수녀회를 설립하고 이를 대륙을 넘나드는 거대한 네트워크로 확장한 운영가로서의 탁월한 역량 덕분이었다. 카브리니는 약한 몸에도 불구하고 평생 67개의 기관을 설립했는데, 이는 당대의 그 어떤 공공 또는 민간 지도자도 이루지 못한 경이로운 규모였다. 카브리니의 성취는 면밀한 비전과 협상 능력에 기인했다. 그녀는 이민자들에게 절실한 것이 단순한 자선이 아니라 자립을 위한 교육과 의료 서비스임을 정확히 파악했다. 그녀는 이탈리아인 이민 공동체가 밀집된 뉴욕, 시카고, 뉴올리언스 등의 지역과 중남미에 거점을 마련하여 글로벌 선교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자금 조달에 있어서도, 그녀는 냉담한 정치인부터 영향력 있는 자선가들까지 가리지 않고 끈질기게 설득하여 자원을 확보하는 협상가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 책은 굳건한 믿음과 더불어 철저한 계획, 자원 관리, 그리고 불가능해 보이는 행정적 난관들을 극복해낸 ‘여성 리더’로서의 마더 카브리니의 면모를 생생하게 되살려 낸다. 21세기, 마더 카브리니는 여전히 우리의 앞을 비춘다 마더 카브리니의 삶은 단순히 특정 종교의 성인이 아니라 이민자들이 직면한 현실에 맞선 연대와 돌봄의 상징으로 우리 앞에 서 있다. 이민과 난민 문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우리 시대의 과제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관련 법안이 폐기되고 제정된다. 이에 관한 입장은 다양하겠지만, 모두를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는 태도를 그녀에게서 배울 수 있다. 마더 카브리니와 함께할 때 이민자들은 단순한 구호 대상이 아니라 한 사회에 일조하는 사회 구성원이 되었다. 그녀의 삶 전체가 약자의 가능성과 연대의 힘을 증언한다. 마더 카브리니의 일대기는 우리 현재의 문제를 다시 고찰하게끔 이끄는 질문이자 대답과도 같다. “어떻게 한 사람이 세계를 바꿀 수 있는가?”라는 거창한 물음 앞에서, 그녀는 그저 자신의 소명과 꿈, 또한 약자를 위해 헌신한다는 일념으로 당장 손 닿는 주위부터 바꿔나갔다. 처음 뉴욕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수녀원 건물이 마련되지 않아 곧바로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었다. 카브리니는 의기소침해지기는커녕 뉴욕 대주교 앞에 ‘여기를 떠날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결국 마더 카브리니는 그녀의 용기와 그녀에게 감화된 이들의 힘을 합쳐 더 넓은 사회의 기반을 다졌다. 우리는 그녀의 여정으로부터 이탈리아와 미국의 이민 역사가 만들어 낸 거대한 흐름을 느끼는 동시에, 그 속에서 이름 없이 살아간 개개인의 얼굴도 마주하게 된다. 먼 나라의 오래된 성인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우리의 낯선 이웃, 화합하지 않는 사회와 어떻게 함께 나아갈 수 있는지 앞서 탐구했던 이의 발걸음이기도 하다.
9791194706168

데미안

헤르만헤세  | 니케북스
15,120원  | 20250625  | 9791194706168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 투쟁한다.' 시대의 지성 헤르만 헤세가 그린 흔들리는 자아, 방황하는 청춘의 진실한 해법 알의 껍질에 둘러싸인 사람들이 용감하게 그 껍질을 깨고 더 넓은 세상, 진정한 자아를 찾아 나서도록 안내하는 불멸의 명작! 20세기 독일 문학의 대문호, 헤르만 헤세. 목사인 아버지와 신학계 집안의 어머니 밑에서 엄격한 종교적 규율을 따르는 분위기에서 성장했다. 부모의 뜻에 따라 신학교에 입학했지만, 시인이 꿈이었던 헤세는 신학교의 속박이 심한 기숙사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망치기도 한다. 제1차 세계대전, 아내의 정신질환, 본인의 지병 등 평생을 덮쳐온 시련 속에서도 헤세는 내면의 구원을 위한 글쓰기를 결코 멈추지 않았다. 그가 경험한 모든 시련은 오히려 내면 성찰을 통해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울림과 통찰을 전하고 있다. 시대를 초월한 자아 성찰의 구도자 ‘데미안’ 《데미안》은 자전적인 소설로서, 제1차 세계대전에서 부상을 입은 청년 싱클레어의 수기형식으로 진행된다. 인간의 양면성, 청춘의 고뇌를 그리며 자아를 찾는 것을 목표로 내면의 길을 개척하며 현실과 대결하는 영혼의 싸움을 그렸다. 싱클레어의 구도자 역할을 하는 데미안이란 이름은 데몬(Damon) 즉 ‘악마’에서 유래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악마이자 구원자인 아브락사스와 동일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입된 가치관, 주입된 절대선의 개념 대신 자기 스스로 생각하여 다른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것. 대부분의 인간은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가 전부라고 믿으며 살아가지만, 이에 대한 의심을 시작한 인간만이 더 나은 세계, 진정한 자신을 마주할 수 있다는 인간 성숙의 진리를 이야기한다. 왜 헤세인가? 헤르만 헤세의 작품은 인간 존재의 내면을 깊이 탐구하며, 자기 성찰과 성장의 여정을 그린다. 특히 삶의 고통과 방황, 그리고 깨달음을 시처럼 섬세하게 풀어낸다. 그의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사유의 깊이가 있어, 한 문장 한 문장이 마음에 오래 남고, 동서양 사상에 대한 통합적 관점은 독자에게 새로운 시야를 열어준다. 헤세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단지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길을 묻는 행위이기도 하다. 혼란의 시대에 진정한 자아를 찾고자 한다면, 헤세는 반드시 마주해야 할 작가임이 분명하다.
9791194706113

매일 읽는 루쉰(큰글자도서)

루쉰  | 니케북스
37,830원  | 20250630  | 9791194706113
“한 송이 꽃을 키워낼 수 있다면 썩어가는 풀이 되어도 좋다.” “세상에는 분투하지 않는 자를 위해 활로를 열어주는 일은 결코 없다.” “길이란 길이 없는 곳을 밟고 지나가면서 생긴 것이고, 가시덤불을 헤쳐나가며 생긴 것이다.” “현재를 위한 항쟁은 오히려 현재와 미래를 위한 전투이기도 하다. 현재를 잃어버리면 미래 도 없기 때문이다.” 절망과 어둠의 시대에서 다시 일어서고, 길이 없는 곳에서 길을 내고, 쉼 없는 집요함으로 더 나은 곳을 꿈꾸는 이들, 또한 고독을 견디는 지혜를 배우고 싶은 이들을 위한 루쉰의 글 모음 20세기 초기, 중국에서 활동했던 문인이자 사상가 루쉰. 세월이 흐르고 세상은 변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이 그를 불러내고 있다. 그 이유는 그가 남긴 메시지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유효하기 때문이다. 루쉰의 저작들에 담겨 있는 여러 경구는 시대를 초월해 많은 사람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물론 그 울림은 중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루쉰은 혁명의 시대에 살았지만 혁명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인간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단 한 번의 혁명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몽상가들의 환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하나의 산을 넘으면 또 다른 산이 기다리고 있고 언제나 그 험준한 산에 직면해야 하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사회가 발달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여전히 깨어나지 못한 우매한 대중의 퇴행적 선택으로 우리 사회는 전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루쉰이 그런 우매한 대중을 ‘아큐’라는 형상으로 은유했다면, 우리 사회 내에도 그런 아큐 같은 존재들이 역사적 진보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우리에게 희망의 경구를 전해주는 루쉰 루쉰의 글을 날마다 한 편씩 읽으며 나아가는 희망과 진보의 365일! 그렇다면 2024년 한국에 사는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우매한 대중’에 우리 사회와 역사를 맡긴 채 낙담하고 절망 속에서 지내야 할까? 루쉰은 이런 우리의 질문에 해결책을 제시하고 나아갈 길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1933년에 쓴 자신의 수필 ‘나는 왜 소설을 쓰게 되었는가’에서 “나는 병든 사회의 수많은 불행한 사람으로부터 소재를 찾았다. 그 의도는 질병과 고통을 거론하여 치료의 필요성을 환기하는 데 있었다”라고 스스로 밝혔다. 루쉰의 글은 병든 사회 속 불행한 사람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치유하기 위한 노력이었던 것이다. 이 책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은 루쉰의 명문장들을 가려 뽑아 매일 조금씩 읽어나갈 수 있게 한 구성이다. 이 책은 365일 루쉰의 문장을 읽어나가며 그가 전하는 희망과 진보의 메시지를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위로받고 우리의 상처는 치유되며 앞으로 나아갈 희망을 품을 수 있을 것이다. 그의 대표작 「아Q정전」과 「광인일기」는 중국인의 비극적 역사와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지만, 그런데도 루쉰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얘기한다. 그는 “우리에게 위로가 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른바 미래에 대한 희망입니다”라고 말했다. 이것이 루쉰이 당시 중국인에게, 후손들에게, 이 책의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교훈이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치유의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9791194706038

열두 번의 체크인

김미라  | 니케북스
15,120원  | 20250415  | 9791194706038
“먼 곳에서 돌아온 사람은 거짓말을 해도 좋다” 시칠리아에서는 유쾌함과 느긋함을, 노르망디에서는 다채로움과 화려함을, 펠로폰네소스에서는 강인한 매혹과 고독을 엿보다 작가의 여행은 이런 것일까? 나이가 듦에 따라 무뎌지는 감성, 줄어드는 웃음, 새롭거나 신기한 것을 봐도 뜨뜻미지근한 표정. 하지만 김미라 작가는 예외인 것 같다. 녹슬지 않은 감수성을 토대로 김 작가는 정말 괜찮은 여행서를 써냈다. 이 책 속의 표현을 좀 바꿔서 말하자면 ‘재밌겠지라고 생각한 시칠리아 여행기는 두 배나 재미있다. 노르망디 여행기는 예술과 문화에 대한 간결하지만 지적인 해석과 사유적 성찰이 압축되어 있다. 그리고 좀 감동적이겠지라고 예상했던 펠로폰네소스 여행기는 대단히 감동적이다.’ “죽고 사는 일만 아니라면야 뭐 어때? 천천히, 쉬엄쉬엄, 가볍게 사는 거지!”, “여행, 어디까지 가봤니?” 군데군데 도발적인 문장도 잊지 않은 김미라 작가의 여행기는 슬며시 미소짓게 하기도, 가슴 뭉클하게 하기도 한다. 오랜 시간 방송 작가로 일하면서 여러 프로그램을 책임진 김미라 작가. KBS 클래식FM 〈세상의 모든 음악〉 ‘여행자의 노트’ 코너에서 청취자들을 위해 여행 경험을 풀어냈던 그가 이제 오롯이 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담은 여행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간 많은 나라, 많은 도시를 돌아본 김 작가가 선택한 곳은 시칠리아, 노르망디, 펠로폰네소스. 누군가 다녀와서 기록했으면 평범했을 그곳들이 남들 몇 배의 감수성을 지닌 작가가 다녀오고 이야기로 풀어내서 더 아름답고 더 특별한 곳으로 변모했다. 그리고 작가는 방대한 인문학적 지식으로 여행지마다 관련 있는 음악, 영화, 미술, 역사 이야기를 곁들인다. 친근한 이웃의 다정한 수다 같은 젠체하지 않는 지식 전수라고나 할까? 그리고 음악! 〈세상의 모든 음악〉 안종호 프로듀서가 분위기에 딱 맞게 선별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QR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9791194706243

기도하는 공작 부인

이디스 워튼  | 니케북스
13,050원  | 20251120  | 9791194706243
뛰어난 심리 묘사와 복선, 우아한 거짓과 치명적 진실이 켜켜이 쌓인 연애 단편 둘 현대 독자들이 읽어도 낯설지 않은 이디스 워튼의 100년 전 연애 이야기 이디스 워튼의 〈기도하는 공작부인〉은 니케북스 문학선 《불멸의 연애》 시리즈의 세 번째 책으로 표제작 〈기도하는 공작부인〉과 워튼의 대표적 단편 〈로마 열병〉이 수록되어 있다. 〈로마 열병〉은 성격, 외모 등 여러 면에서 대조적인 두 명의 중년 여성이 로마의 석양 아래, 콜로세움이 내려다보이는 테라스에 앉아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젊은 시절 함께 로마를 여행했던 오랜 친구이자 미묘한 라이벌인 두 사람은, 겉으로는 우아한 대화를 나누지만, 그 이면에는 질투와 비밀이 잠들어 있다. 대화가 과거로 향하자, 그들의 담소는 점차 오래된 기억과 숨겨진 감정을 건드리며, 서로의 삶에 감춰진 치명적 진실로 다가간다. 고요한 도시의 폐허를 배경으로 한 이 짧은 이야기 속에서 워튼은 사랑과 질투, 그리고 세련된 사회의 표면 아래 흐르는 인간 감정의 잔혹한 진실을 드러낸다. 표제작 〈기도하는 공작 부인〉은 이디스 워튼의 공간과 건축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배경으로 억압된 욕망, 뒤틀린 감정, 파국적 결말을 담고 소름 끼치도록 정교하게 풀어낸다. 구두점 하나까지 신경 쓴 세밀한 묘사, 강렬한 갈등 구조, 읽는 재미를 자아내는 인물 간 대화 등이 압권이다. 출중한 외모를 지닌 남녀 주인공과 의심 많고 소심한 훼방꾼이 나오는 연애소설의 정석을 충실하게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저 그런 연애를 그리기에 이디스 워튼의 문학적 토양은 너무나 다채롭고 풍요롭다. 이탈리아어에 능통하고 정원을 설계한 정원사이자, 건축학적 지식도 풍부했던 이디스 워튼은 폐허가 된 대저택이 바로 눈앞에 있어, 이를 직접 보면서 설명하듯 생생하게 묘사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한다. 이 장엄하지만 폐쇄적인 대저택이 자유분방한 공작 부인을 옭아매는 감옥 같은 공간이자 그녀에게 가해지는 제약과 압박의 상징물이었음을 일찌감치 깨닫게 되는 독자는 작품이 끝날 때까지 팽팽한 긴장의 끈에 얽혀 놓여났다 풀려났다를 반복하게 된다. 비밀스러운 로맨스 서사와 함께 주변을 맴도는 감시자의 눈길, 영원한 구속의 상징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공작부인의 조각상에 대한 탁월한 묘사는 연애 장르에 고딕적 요소까지 가미한다. 〈기도하는 공작 부인〉은 뉴욕 상류층 출신으로,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는 대신 집안의 명령으로 애정없는 남편과 억지로 결혼하고 불행한 결혼 생활을 영위한 이디스 워튼의 자전적인 요소가 가미된 단편으로 당시 여성들에게 억압과 족쇄가 되었던 결혼 제도의 실상을 절규하듯 생생하게 전달한다. 〈로마 열병〉과 〈기도하는 공작 부인〉은 각각 웅장한 콜로세움과 이탈리아의 대저택을 무대로, 일견 낭만에 대한 기대치를 극대화한 상태로 시작된다. 하지만 금빛 로맨스에 대한 예측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기만적인 반전과 파멸적인 파국의 결말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두 작품은 파격적인 설정과 흥미로운 전개에 반전 요소까지 포함하여 100년이 지난 현대인들이 읽어도 전혀 위화감을 느끼지 않을 연애 단편들이다. 워튼의 주인공들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제도적·도덕적 한계 속에서 좌절하는 공통점을 지닌다. 그래서 그들의 연애가 더욱 강렬하고 영원히 기억되는지도 모른다. 왜 지금 이디스 워튼인가? 미국에서 손꼽히는 작가 이디스 워튼은 이미 10대 초반부터 문학적 재능을 발견하여 70대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20여 편의 장편과 80여 편에 이르는 중단편 소설 이외에도 시, 에세이, 여행기, 회고록 등 20여 권의 논픽션을 남긴 다작 작가이다. 신랄한 독설과 위트, 아름다운 표현력까지 갖춘 뛰어난 문장력을 가졌지만 과하지 않고 절제된 기법으로 이를 승화하여 술술 읽히는 것이 워튼 문체의 특징이다.
9788997732050

사적인 가이드북: 두번째 스페인 발렌시아

구민정  | 니케
13,600원  | 20190120  | 9788997732050
스페인의 보석 같은 도시 발렌시아를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한다. 우연히 발렌시아를 만나고 사랑에 빠진 저자가 여러 번 체류하고 방문하면서 차곡차곡 모아온 역사와 전통, 축제, 명소, 로컬들의 핫 플레이스와 생활 정보를 차근차근 전한다. 세 가지 가이드 테마에 따라 발렌시아시를 돌아볼 수 있도록 세심하게 구성했고, 함께 방문하면 좋을 근교 도시 13곳의 정보와 가는 방법 역시 알차게 담았다. 특히 2018년 12월 기준으로 정리한 숙소, 레스토랑, 바, 카페, 각종 숍, 댄스학원과 영화관, 체인 등 200곳 이상의 최신 정보가 돋보인다. 발렌시아살이에 유용한 각종 생활 팁, 언어교환 모임, 간단한 스페인어 단어&회화 목록, 구역별 상세 지도와 지하철 및 버스 노선도, 세부 항목에 따른 QR코드도 함께 수록했다. 그때 그곳의 공기와 소리까지 담아낸 듯한 감각적인 사진들, 현지의 오너와 셰프, 그라피티 예술가들과 나눈 생생한 인터뷰가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9788997732043

소년의 시간 Tempus Pueri (타로 & 소년 컬러링북)

한디  | 니케
11,700원  | 20190107  | 9788997732043
신비로운 타로의 세계를 재해석해 한 권의 컬러링북에 담았습니다. 22장의 메이저 아르카나와 56장의 마이너 아르카나를 30점의 매력적인 작품으로 재구성한 템푸스 푸에리, 소년의 시간. 매 작품마다 곁들여진 다정한 문장들은 카드를 읽어내듯 마음을 다독입니다. 참신한 인물 구성과 다채로운 패턴, 섬세한 드로잉이 돋보이는 컬러링북을 지금 만나보세요. 부록의 카드별 키워드를 참고해서 작품의 의미를 짚어보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더할 수도 있답니다.
9788997732067

쉬어가도 괜찮아, 치앙마이니까 (일상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두달살이 안내서)

단아  | 니케
12,420원  | 20190820  | 9788997732067
일 년 내내 바짝 마른 햇빛의 냄새가 가득한 도시, 치앙마이 그곳에서 보낸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두 달 반복되는 일상이 지치고 따분한 사람들에게 낯선 도시에서 살아보는 여행을 추천한다. 지금 당신이 처한 상황에서 몇 발짝 떨어져서 관조하듯 지켜보면 분명히 기가 막힌 해결책이 보일 거라는 거다. 하지만 예상했듯이 그런 마법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사실 살아보는 여행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냥 맛있는 음식 먹고, 좋은 거 보러 쏘다니고, 힘들면 잠깐 앉아 쉬어라. 그러다가 해가 지면 밤거리로 나가 맥주 한 잔을 목구멍으로 상쾌하게 넘기면 그만. 여행이든, 인생이든 뭐 별거 있나? 이 책은 치앙마이에서 두 달을 살아본 저자가 ‘치앙마이 두달살이, 별거 없네?’를 깨닫는 현실 자각 에세이이자, ‘치앙마이 두달살이, 그래도 한 번쯤은…’이라고 말하는 본격 살아보기 여행 권장 에세이다.
9791194706229

눈물이 수르르 흘러납니다

김소월  | 니케북스
12,600원  | 20251020  | 9791194706229
김소월은 한국 근대시에 가장 순수한 서정적 목소리를 남긴 시인이다. 그는 일찍이 스승 김억으로부터 새로운 시의 형식을 배웠고, 서구 상징주의의 영향을 접했으나, 그 속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시 세계를 구축했다. 그 세계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랑’이라는 주제가 놓여 있다. 그러나 김소월의 사랑은 흔히 생각하는 달콤하고 환희로운 연애가 아니다. 그의 시에서 사랑은 언제나 상실과 이별, 그리움과 체념을 전제로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소월의 연애시는 한국인의 정서와 깊이 맞닿으며, 세대를 넘어 지금까지도 애송되는 생명력을 얻는다. 대표작 〈진달래꽃〉은 김소월 연애시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낸다. 떠나는 임을 원망하기보다, 오히려 진달래꽃을 뿌려 배웅하겠다는 화자의 태도는 단순한 체념을 넘어선 숭고한 사랑의 모습이다. 꽃은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화자의 눈물이자 마음을 대신하는 상징이다. 이별의 순간을 의식화하여 노래로 승화시킨 점에서, 〈진달래꽃〉은 한국인의 이별 정서를 가장 완벽하게 형상화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표제작 〈눈물이 수르르 흘러납니다〉는 김소월 연애시의 정수이다. 사랑의 감정이 극에 달하면 울음으로 터져 나오기 마련인데, 소월의 화자는 울부짖지 않고 그저 눈물이 ‘수르르’ 흘러내린다고 고백한다. 이 담담한 어조 속에는 오히려 더 깊은 애절함이 배어 있다. 떠나간 이를 잊지 못하는 마음, 그러나 다시는 붙잡을 수 없는 무력감이 눈물의 흐름으로 형상화된다. 사랑의 슬픔을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서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죽은 이를 향한 간절한 부름 속에서 사랑의 강렬함과 애절함을 표현한 〈초혼〉에서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는 사랑이 생사의 경계마저 넘어선다는 것을 보여주며, 연애시의 감정이 개인적 경험을 넘어 삶과 존재의 의미로 확장됨을 느끼게 한다. 시 전체에서 죽음과 그리움, 사랑의 절절함이 교차하며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니케북스 ‘불멸의 연애’ 시리즈 두 번째 책 《눈물이 수르르 흘러납니다》에서는 한국어를 마치 자신이 발명한 언어인 듯 자유자잴 사용하는 시인 김소월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연애시 56편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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