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닥에 탐닉한다

추천사 1 도시의 묵직한 흔적, 바닥을 향한 재미난 시선
추천사 2 진지하고 매력적인 바닥 탐닉
Blogger's Letter
Prologue

First Story 빛으로 얼룩지다
출근길 풍경, 빛의 물결
출근길 풍경, 빛의 알갱이
뚜르 대성당
앵밸리드
서대문교도소
가설안전통로
하수구
부처님오신날

Second Story 빗물로 얼룩지다
퇴근길 풍경
삼청동 뒷골목
골목길
겨울
배수구

Third Story 사람으로 얼룩지다
해비타트
퐁피두 센터
거리 공연
출입 금지

Fourth Story 낯설게 다가오기
지하 상가
지하도-1
지하도-2
막차가 끊긴 후
성내역
카센터
합판 콜라주

Fifth Story 솜씨로 짜여지다
구멍 난 바닥재
옥외 주차장
만화 가게
공원
파리 골목길
인터렉티브 바닥

Sixth Story 기호로 표현되다
동경東京의 길바닥-1
동경東京의 길바닥-2
동경東京의 길바닥-3
동경東京의 길바닥-4
서울의 길바닥

Seventh Story 세월 속에 축복받다
소호의 길바닥
노트르담 성당 앞 광장
청계천
한강 시민공원

매일 지나는 출퇴근길은 너무 익숙하게 느껴져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문득 집중해서 정신을 차려보면, 나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공간이 어떤 공간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공간에 대해서 사실으 그다지 잘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게 된다. 2003년 봄에 찍었던 사진들이다. 당시 출퇴근길이었던 지하철 신설동역의 환승 통로 모습이다.

... 걷기 힘들고 성가신 구조이지만, 그런 불편함에 대한 불평을 잠시 잊고 바라본다면, 적잖게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공간이다. 휘어진 벽과 위에서 출렁거리는 천장, 절벽처럼 보이는 가파른 계단 등의 공간 요소들이 굉장히 역동적인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정성껏 디자인되어 비싸게 지어진 건물에서도 좀처럼 발견하기 힘든, 멋진 공간이었다.

... 몸서리쳐지도록 깨끗하고 차가운 공간에서 줄지어 고개를 숙이고 힘없이 걸어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기괴해 보이기도 한다. 아무튼, 우리의 일상 한가운데에 이렇게 순수하고 추상적인 공간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울 뿐이다. - '# 지하도ㅡ1'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