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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시론
· ISBN : 9788901088181
· 쪽수 : 170쪽
· 출판일 : 2008-09-20
책 소개
목차
1. 왜 시를 쓰고 읽는가
시의 형식과 노래의 형식
체험을 언어에 담으면 왜 그 생생한 힘이 죽을까
어떻게 생생한 체험을 언어에 담을 수 있을까
시의 마술적인 힘은 어디에서오나
2.시의 대상으로서의 몸은 무엇인가
보이는 몸과 보이지 않는 몸
메를로퐁티의 '세계-에로-존재'와 '살'
정신과 육체
우리 시문학이 수용한 몸의 시학
3.이상, 병든 몸의 자유
벌판 한복판에서의 이상스러운 흉내를 내는 꽃나무
진료할 수 없어서 퍽 섭섭한 '거울 속의 나'
촛대처럼 장식한 죽음과 꽃향기 속의 묘혈
이상의 몸의 시학
4..서정주, 동물적인 몸의 무한과 영원
원통히 물어뜯어라 배암, 붉게 스며들어라 배암
즈문 밤의 꿈으로 맑게 씻은 눈섭
예순살 나이에 스물한살 얼굴을 하고 천살에도 안 죽는 신랑
서정주의 몸의 시학
5.시, 몸의 언어를 위하여
주
책속에서
보이지 않는 육체성은 보이는 것을 자유자재로 변형시키며, 보이지 않는 것 속의 보는 자와 자유롭게 대화하고 만지고 껴안으며 한몸이 된다. 그 과정에서 보이는 몸이 보이지 않는 몸이 되고 보이지 않는 몸이 보이는 몸이 되기도 한다. 보이는 것이 꽃이나 돌멩이라도 그 속에는 세계와 우주가 들어갈 수 있으며, 동시에 세계와 우주는 무한과 영원을 지닌 채로 손바닥만큼 작아지기도 한다. - 본문 165~166쪽 중에서
극한의 긴장감이 공간을 휘게 하여 “화로를꽉쥐고집의집중(集中)을잡아땡기면유리창이움푹해지면서극한(極寒)이혹처럼방을눌은다”. 시인의 정서 상태에 따라 유리창이 움푹해지거나 방이 혹처럼 눌리는 공간의 변형이 생긴다. 이 변형된 공간은 물리적 공간의 아니라 시인이 지각한 극한의 공간, 즉 육화되어 허구적으로 자유자재로 변형될 수 있는 공간이다. (중략) 어머니가 식은 화로를 부엌으로 가지고 나가 “기침약처럼딱근딱근한화로”로 만들어줌으로써 시인은 환상을 통해 추위를 견디게 된다. 이 환상은 결국 견딜 수 없는 상황을 놀이로 만드는 시인의 태도가 만들어낸 것이다. - 본문 97쪽 중에서
시적 화자 ‘나’가 묘혈을 파고 그 속에 들어앉아 눕는다는 표현은 자살의 충동에 대한 환상적 변용으로 보인다. 그가 묘혈을 파는 “거기”는 문맥으로 보아 꽃의 “향기”이다. 그는 꽃향기에 매혹되어 향기에 묘혈을 파고 들어가 누워 보는 환상을 체험하는 것이다. 환상이기 때문에 꽃이나 묘혈이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보이지 않는 꽃에 의해 향기는 더욱 강조된다. 향기에 대한 매혹은 죽음에 대한 강렬한 충동이다. 만개한 죽음의 향기를 흠뻑 맡는 것이다. 역으로 그것은 죽음 속에 불안과 공포가 없는 상태, 불안이나 공포 같은 부정적인 정서가 씻기어 잠처럼 편안한 누움만 있는 상태를 말함도 알 수 있다. - 본문 98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