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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01245492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20-12-03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7
퀴어·26
에필로그 멕시코시티로 돌아오다·143
옮긴이 주·156
리뷰
책속에서
『퀴어』에서 리는 분열되고, 절박하게 만남을 바라고, 자신과 자신의 목적에 전혀 확신을 갖지 못하는 인물이다. (중략) 『퀴어』를 쓰게 된 동기는 더 복잡하며, 나조차 그 동기를 솔직하게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웠다. 예방접종으로서의 글쓰기였다. 무엇을 글로 쓰는 즉시, 그 무엇은 사람을 놀라게 하는 힘을 잃는다. 바이러스를 약하게 만들어서 우리 몸에 주입하면 항체가 생겨서 그 바이러스에 면역력이 갖춰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는 내 경험을 적음으로써 그 글들을 통해 이후의 위험한 모험에 대한 면역력을 얻었다.
리는 소년들을 보았다. 욕망과 호기심으로 갈가리 찢겼다. 광란에 빠져 육체와 방과 벽장 들을 필사적으로 샅샅이 뒤지는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계속되는 악몽이었다. 결국 수색의 끝은 텅 빈 방뿐. 차가운 바람에 리의 몸이 떨렸다.
리는 한 소년에게 초점을 맞추었다. 다른 소년들과 항구는 암전되고 그 소년만 망원경으로 보고 있는 듯, 선명하고 확실한 영상. 소년은 어린 짐승처럼 생명력으로 진동했다. 활짝 핀 웃음에 하얗고 날카로운 이가 드러났다. 리는 소년의 찢어진 셔츠 아래에서 그 가녀린 몸을 얼핏 보았다.
리는 소년의 몸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단편적인 기억들… 햇볕에 마르고 있는 코코아 콩의 냄새, 대나무 집, 따뜻하고 더러운 강, 마을 외곽의 늪과 쓰레기 더미. 리는 다른 소년들과 함께 버려진 집 돌바닥에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