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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25517087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08-02-25
책 소개
목차
제1부
첫눈
국도변
앵두나무 아래 중얼거림
우두커니 서 있는
겉장이 나달나달했다
서리가 내렸다
어떤 쓸쓸한 생의
얼음폭포 근처
바람의 눈을 들여다보며
씨르래기에게 말을 건네다
나뭇가지를 꼭 쥐고
초추(初秋)
희끗한 그림자가
제2부
먹고무신을 끌고
매지리 은수자(隱修者)들
까막눈 하느님
미촌 못이 얼었다
비 오시는 날
산 밑 작은 호숫가에서
입동(立冬)
몇 줌 시린 햇볕에도
국화꽃 피니
국화꽃 졌으니
납작집
타고난 사랑
제3부
검은빛 본다
마흔을 넘는다는 것은
벙거지를 쓰고
밥
대물(大物)들
명당
멩동에서 온 전화
음(陰)유월
낡은 모자 하나
봉쇄수도원
파로호
만장봉
옛집 꿈을 꾸다
제4부
새치가 많은 가을
은산철벽(銀山鐵壁)
새벽잠에서 깨어나 오줌을 누면
윤용하를 생각함
손
살구나무의 저녁은
그 집으로
까치발 세우고
봄밥, 달에게
볼이 붉은 소년이 되어
절
거룩한 허기
작품해설 - 서정적 정전(渟電)에 대하여 / 신형철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겉장이 나달나달했다
말기 췌장암 선고를 받고도 괜찬타, 내사 마, 살 만큼 살았데이, 돌아앉아 안경 한 번 쓰윽 닦으시고는 디스 담배 피워 물던 아버지, 병원에 입원하신 뒤 항암 치료도 거부하고 모르핀만, 모르핀만 맞으셨는데 간성 혼수*에 빠질 때는 링거 줄을 뽑아 던지며 살려달라고, 서울 큰 병원에 옮겨달라고 울부짖으셨는데, 한 달 반 만에 참나무 둥치 같은 몸이 새뼈마냥 삭아 내렸는데, 어느 날 모처럼 죽 한 그릇 다 비우시더니, 남몰래 영안실에 내려갔다 오시더니 손짓으로 날 불러, 젖은 침대 시트 밑에서 더듬더듬 무얼 하나 꺼내 주시는 거였다 장례비가 든 적금통장이었다
* 간성(肝性) 혼수:간이 해독 작용을 못해서 암환자들이 겪는 발작, 혼수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