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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25575049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4-07-01
책 소개
목차
제1화 『시로밤바』의 카레
제2화 '마마야'의 당근밥
제3화 『빨간 머리 앤』의 빵과 버터와 오이
제4화 다나베 세이코의 정어리찜과 비지찜
최종화 모리 요코의 통조림 요리
리뷰
책속에서
책과 관련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오토하의 오랜 꿈이었다. 대학에서는 문학을 전공했고, 근현대문학 세미나에 들어가 다자이 오사무를 주제로 졸업 논문도 썼다. 국어 교원 자격증과 서예 교사 자격증도 땄다. 사실은 도서관 사서 자격증도 따고 싶었는데, 지방에서 혼자 도쿄에 와서 생활하는 사정상 거기까지는 손을 댈 수 없었다. 학자금 대출은 받지 않았으나, 부모님이 빠듯한 가계에서 학비를 보태주었기에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어야만 했다.
고향의 교원 채용 시험에 떨어진 뒤로 출판사, 에이전시 회사, 대형 서점…… 생각나는 대로 ‘책과 관련 있는 일’을 하려고 취업 활동을 했으나 전부 떨어졌다. 대학에서 소개해 준 제조사 채용에 합격했으나, 어떻게든 책 다루는 일을 하고 싶어서 아르바이트라도 좋다는 생각에 입사를 거절했다. 결국 고향으로 돌아와 계약사원으로 서점에 들어갔다.
오토하가 오기 전까지 제일 젊은 직원이 미나미였다. 그래서 직장의 ‘막내’ 같은 태도가 몸에 뱄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한참 위인 마사코와 아코, 차분한 사사이, 오빠 같은 도카이(도쿠다는 미나미가 입사할 때는 아직 없었다)였으니 ‘언제나 밝고 장난기 있는 막내’가 필요할 것 같았다. 아니, 생각하기에 앞서 몸이 먼저 반응했다. 밝고 장난기 있게 지내다가도 이렇게 제멋대로인 이용자의 메일에 답을 쓰다 보면, 자기 본성이 드러날 것 같아서 두렵다.
이 도서관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과 자신은 전혀 다르다…….
나중에 들어온 도쿠다도, 어제 들어온 오토하도 “책을 좋아해요!” “소설을 특히 좋아해요!”라는 감정을 전혀 감추려 하지 않는다.
미나미는 사실 일할 때 필요한 책만 읽고 그 이상은 책을 더 찾아서 읽거나 공부하지 않는다. 다만 도서관 업무 특성상 필요한 책이 많으니까 독서가처럼 보일 뿐이다.
언젠가 이 가면이 벗겨지지 않을까…….
미나미는 늘 두려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