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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41607869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24-10-29
책 소개
목차
제1화
제2화
제3화
제4화
제5화
최종화
리뷰
책속에서
“손님들은 책방 앞에 놓인 문고본만 보고 가.”
“아, 맞아요. 지로 할아버지도 그렇게 말하셨어요. 그건 호객용이라 거기서 책을 고른 손님이 안으로 들어와 실내에 있는 책도 좀 보고 사줬으면 하는데 실제로 그런 사람은 열 명 중 하나라고.”
“제가 이것저것이라고 했던 건 주로 경제서나 자기계발서나 주식투자서 같은……”
“아, 뭔지 알겠네요. 서점에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코너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저축한 10만 엔을 주식투자로 순식간에 1억 만드는 법!』 같은 책이군요!”
“거봐요. 아까는 저한테 무시당했다면서 당신이야말로 그런 식으로 저를 무시하잖아요.”
이번에는 겐분 씨가 다소 호전적으로 미키키를 가리켰다.
“그래서 여러분 같은 독서가들에게 책 얘기를 하기가 싫은 거예요. 우리 회사 사람들도 그렇고, 다들 문예서나 연구서가 아닌 책을 읽는 사람을 자본주의에 영혼을 판 한심한 인간, 속물이라고 생각해요.”
할아버지는 계산대 앞에서 책을 읽고 계실 때도 많았지만, 가장 선명하게 기억하는 건 책 정리를 하는 모습이다. 책장을 돌면서 손님이 꽂아놓은 책을 다시 반듯하게 정렬하거나 손가락 끝으로 책을 끄집어내 순서를 바꾸는 등, 할아버지는 언제나 사부작사부작 작은 소리를 내면서 책을 만지고 있었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던 나에게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미키키도 기억해두는 게 좋아. 책은 ‘만지면 팔린다’라는 말이 있어. 이렇게 책들을 정리하고 있으면 신기하게도 그후에 팔리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