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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25575087
· 쪽수 : 372쪽
· 출판일 : 2024-05-28
책 소개
목차
1악장
2악장
에필로그
참고문헌
리뷰
책속에서

샴페인골드 빛 하드 케이스.
첼로다.
그 커다란 윤곽이 눈에 들어오자 심장이 쿵 뛰었다. 숨을 한껏 들이마셔도 산소가 부족한 것처럼 가슴이 답답했다.
그 모양새를 보기만 했는데도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불안감이 몰려왔다. 이럴 바에야 거짓말이라도 할 걸 그랬다. 예전에 손가락을 다쳐서 다시는 첼로를 못 켠다고 시오쓰보에게 우겼어야 했다. 그 정도 재치도 발휘하지 못한 스스로가 원망스러웠다. 이제 다시는 첼로를 만질 일이 없을 줄 알았다. 겁이 나서 위팔에 오돌토돌 소름이 돋는 데도 다치바나는 첼로 케이스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현을 타고 나오는 맑은 음색이 사소한 일상사 때문에 뿔뿔이 흩어진 의식을 높은 곳에서 하나로 모아줬다. 실은 이런 음색을 낼 수 있는 악기다. 첼로는.
누군가와 툭 부딪치는 바람에 다치바나는 눈을 떴다. 싱그럽고 풍성한 음악의 세계와 달리 혼잡한 전철의 풍경은 초라하게 빛바랜 것처럼 보였다.
“여기 이 절의 앞쪽을 조금 길게 늘여볼까요. 음정도 약간 낮은 것 같은데. 온몸이 굳었으니까 좀 더 긴장을 풀고요. 긴장하면 어깨가 점점 올라가니까.”
그리고 후렴부를 좀 더 깊이 있게 켜면 멋있겠죠, 하고 아사바가 후렴부를 연주했다. 다치바나도 익히 들었던 옛날 드라마의 주제가였다. 뭐가 이렇게 다를까 생각하며 다치바나는 아사바의 가벼운 활 놀림을 바라봤다. 공들이지 않고 켜는 것 같으면서도 자신과는 완전히 소리가 달랐다. 햇빛을 받은 꿀처럼 고음이 허공에서 반짝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