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25579245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1-11-30
책 소개
목차
라이온의 간식
옮긴이의 말
저자의 말
리뷰
책속에서
“조산원과 분위기가 비슷하네요.”
마돈나를 뒤따라가면서 무심결에 말했다. 나는 자식이 없지만, 딱 한 번 친구가 출산한 조산원에 아기를 보러 간 적이 있다.
“태어나는 것과 죽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등을 맞대고 있는 것이니까요.”
걸음을 멈추고 마돈나가 말했다.
“어느 쪽 문을 여느냐의 차이일 뿐이죠.”
“문?”
마돈나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내게 삶과 죽음은 극과 극에 있다. 머릿속 이미지로는 갑옷으로 무장한 기사들이 펼치는 일대일 대결이다. 마돈나는 그런 내 마음속을 알아차렸는지 좀 더 쉽게 말해주었다.
“네, 이쪽에서는 출구여도 저쪽에서 보면 입구입니다. 삶도 죽음도 큰 의미에서는 같은 거죠. 우리는 빙글빙글 모습을 바꾸며 돌고 있을 뿐 그곳에는 시작도 끝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게는 나밖에 없다.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다. 부모에게 의지할 수도 없다. 수의를 고르는 것도 내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내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무엇이든 받아들이고 좋아할 필요 없다.
더 멋대로 살아도 된다고 바다가, 바람이, 내게 속삭였다. 있는 그대로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바다를 보고 깨달았다. 바다는 절대 바람을 거스르지 않는다. 밀려드는 파도는 저항 없는 물의 모습이다.
“좋은 것은 좋다. 싫은 것은 싫다.”
인생 마지막쯤은 마음의 족쇄를 풀어라, 하고 신이 부드럽게 입맞춤하면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