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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25871509
· 쪽수 : 476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1장 죽음의 고치
제2장 카나리아와 범죄학자
제3장 조교수의 현장검증
제4장 장례식을 마치고
제5장 혼잡 속의 사냥개
제6장 최악의 밤
제7장 진주 눈동자의 여신
제8장 산 자들의 고치
제9장 토바에서
제10장 반짝이는 것
에필로그
역자후기
리뷰
책속에서
“……이게 프로트 캡슐이군요.”
유코는 처음 보는 신기한 기구를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유카와가 프로트 캡슐을 보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고치다. 그는 처음 보았을 때에도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과 바깥세상을 완전히 단절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금속의 고치. 깐깐하고 수완 좋은 사장은 이런 데에 틀어박혀 심신을 달래야만 할 만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건가. 동정심 비슷한 감정마저 솟아올랐다.
“명상을 좋아하는 미국인이 발명한 기구랍니다. 형님에게 얼마 줬냐고 물어봐도 도통 가르쳐 주지 않더군요. 분명 황당한 가격일 겁니다. 뭐, 자기 돈으로 샀으니 제가 참견할 일은 아니지만요. 회사 경비로 샀으면 가만있지 않았겠지만.”
“이런 데에 들어가면 캄캄해서 보이지도 않겠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겠어요.”
유코는 그렇게 말하며 캡슐로 다가가 뚜껑을 쓰다듬었다.
“물론이죠. 관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캡슐 속에 둥둥 떠서 명상에 잠기는 거죠. 이름은 모르겠지만 무슨 물질을 녹인 액체가 들어 있는데, 그 물에 들어가면 몸이 기분 좋게 뜬다고 합니다. 게다가 수온을 체온과 똑같이 맞춰 놓으면 물속에 있다는 감각이 사라지면서, 마치 아무것도 없는 무중력 공간을 떠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군요.”
“재미있겠는데요.”
“아까 얘기했을 때에는 썩 내키지 않아 하더니, 실물을 보니까 관심이 생겼나?”
유코의 호기심 어린 표정을 보고 유카와는 놀리듯 말했다.
“아무것도 없는 곳을 떠다니다니, 왠지 기분 좋을 것 같잖아요.”
“한번 들어가 볼 텐가?”
슈지도 히죽거리며 물었다. 전라로 액체 침대에 드러누운 유코의 모습을 상상하자, 유카와는 가슴이 벌렁거렸다.
“오늘은 사양하겠어요.”
유코는 당연한 대답을 했다.
“그럼 다음 기회로 미루도록 하죠. 그럼 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시겠습니까?”
“네. 괜찮으시다면.”
유코가 기쁜 듯 대답하자, 슈지는 개폐구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전등 불빛이 캡슐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세 사람은 활짝 열린 개폐구 안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 순간, 좁은 실내에 유코의 비명이 메아리쳤다. 유카와는 숨을 삼켰고, 슈지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 쳤다.
캡슐 속에 도조 슈이치가 있었다.
한눈에도 그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